[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국정감사 도피성 미국 출장을 떠난 도성환(사진) 홈플러스 대표가 현지에서 향후 5000여개 매장을 개설하겠다는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국회가 '유통법'을 개정하면서까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에 반하는 '몸집 불리기' 발언 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도 대표가 출석을 연기하면서까지 해외로 출장을 가 이같은
발언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정부에 대한 도발로 비칠 가능성도 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도 대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홈플러스 경영사례 발표하면서 "향후 국내에 5000여개의 매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시 현장에는 보스턴 대학교 관계자 및 학생들이 참석해 도 대표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홈플러스는 1999년 1호점을 개점한 이후 14년 만인 올해 138개의 매장에서 연 12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대형마트 2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도 대표는 지난 5월 이승한 회장 후임으로 새로운 CEO에 선임됐다. 이번 '5000여개 매장 개점' 발언은 취임 후 첫 공식 멘트로 도 대표가 '유통 1위 기업 도약'이라는 목표 실현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도 대표가 말한 5000개 매장에는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마트뿐 아니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홈플러스365, 알뜰폰 매장(MVNO)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및 확대를 자제시키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을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구나 도 대표는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허위 판매한 배경 등을 이유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3개 위원회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급작스레 해외 출장길에 나서면서 '도피성 출국'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도성환 대표의 5000개 점포 개설 발언을 듣거나 관련 내용이 담긴 자료를 본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다수의 참석자들은 "도성환 대표의 5000개 개설 발언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발언 이후 홈플러스 임원 S부사장이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