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시진핑 체제의 10년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는 중국 공산당의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9일 시작됐다.
공산당 지도부 인사 376명으로 구성된 중앙위는 이날부터 나흘간 베이징 징시호텔에서 회동하며 중국을 새로운 성장모델로 이끌어줄 각종 개혁안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3중전회는 경제·사회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국유기업의 분할문제를 비롯해 토지·호구제도·금융체제 등에 대한 개혁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시장의 최대 관심은 국유기업에 대한 개혁 문제다. 현재 국유기업은 중국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에너지, 통신, 은행 등 주요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이에따라 국유기업을 지역별·기능별로 분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핵심 싱크탱크인 국무원발전연구센터는 최근 "개혁·개방 심화를 위해 정부 권한을 시장에 대폭 넘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리커창 총리도 최근 경제전문가 좌담회에서 "(국유기업의) 고유 이익구조를 깨뜨릴 것"이라고 말하면서 국유기업 개혁 의지를 비치기도 했다.
2억명이 넘는 농민공에 대한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농민공은 농촌 출신 도시이주 근로자를 뜻하는 말로 이들에게 도시 호적을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은 호적에 따라 교육·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어 농민공과 농민공의 자녀들은 도시에서 사회안전망 서비스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있다.
이 밖에도 농민들의 소득개선을 위해 토지소유권을 일부 인정하고 도시 빈민에게는 저렴한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금융과 관련해서는 금리·환율 자유화의 확대 및 외국 자본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이 주요 논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산당 내부 인사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3중전회는 시 주석이 덩샤오핑에 견줄만한 권위와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판가름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정치 전문가인 후아징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시 주석은 두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하나는 최고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이 그의 편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후아징 교수는 "시 주석은 과거 덩샤오핑처럼 여론을 형성하고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어야 할 것"이라며 "3중전회에서 정책방향은 정할 수 있어도 그것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달성할 것인가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기득권층의 반발도 시 주석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중국의 주요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국유기업과 이들 뒤에 있는 태자당 등 권력의 핵심을 비롯해 부동산 투기 등을 통해 등장한 신흥 부호 등이 개혁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WSJ는 당 내부인사를 인용해 싱크탱크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층의 거센 반발로 국유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개혁안이 논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정치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존슨과 보니 글레이저는 지난주 발간한 국제전략연구소(CSIS) 연구에서 "중국 공산당 내부에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개혁안 중 일부가 기득권 세력이 누리는 특권을 앗아가거나 심각하게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