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강남 시대가 끝났다는 우려는 기우였을까. 강남이 불패신화를 다시 이어가고 있다. 고가의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 학군과 교통, 편의시설을 무기로 분양마다 연전연승 행진이다.
지난 주 청약을 받았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삼성물산(000830)이 공급한 래미안 대치 청실은 129가구를 모집한 결과 1순위에만 328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5.4:1을 기록했다. 대형인 전용 114㎡B형은 3가구 모집에 176명이 청약해 58.6: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이보다 앞서 9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잠원 역시 99가구 모집에 2534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25.6대1을 기록했다. 1가구를 공급한 중대형인 104㎡D 184명이 지원했다.
강남3구의 3인자 송파 역시 두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올 분양시장 '핫플레이스'인 위례신도시에서
현대산업(012630)개발은 위례 아이파크 373가구를 공급, 6122건이 신청접수돼 평균 16.4:1로 1순위 마감됐다. 특히 펜트하우스로 공급된 전용 128㎡A형은 1가구 모집에 207명이 몰렸으며, 2가구를 분양한 128㎡B형에도 291명이 신청했다.
강남에서 경기도로 빠져나가는 끝자락, 일반적인 강남과 다소 거리가 있는 곳에 지어지는서울 서초구 내곡지구 서초 엠코타운 젠트리스마저도 238가구 모집에 556명이 청약해 평균 2.34:1로 1순위 마감된 바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래미안 잠원 2987만원, 래미안 대치 청실 3200만원 등에 달하지만 강남 유입을 원하는 잠재수요가 넘치며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강남 만이 가진 고급교육과 교통, 편의시설, 커뮤니티를 누리기 위해 고가의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몰리고 있다.
김성일 대치동 행운공인 대표는 "전세값이 10억원을 훌쩍 넘는데도 물건이 없을 정도로 들어오겠다는 사람들은 많다"며 "여유있는 사람들은 그에 걸맞는 환경을 누리기 위해 강남으로 모일 것이고 향후 지역별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래미안 대치청실' 견본주택 개관 첫날 현장 (사진제공=삼성물산)
◇더 이상 들어설 곳이 없다..신규 일반 분양 힘든 '희소성'
특히 강남은 재건축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공급을 하기 힘든 곳으로 희소성까지 안고 있는 주거지의 명품이다.
최근 3년간 강남3구에서는 2445가구만이 입주했다. 입주 자격이 제한된 공공 아파트를 제외하면 강남권에 신규 공급된 민간 아파트는 3년 간 대단지 아파트 2개 규모에 불과하다.
2011년 청담자이(708가구)와 반포 힐스테이트(387가구)가 입주했고, 지난해에는 서해 더블루(68가구), 개나리 SK뷰(240가구)가 집들이를 했다. 올해는 송파구 잠실 대우 푸르지오 월드마크(288가구)와 서초구 방배동 롯데캐슬 아르떼(744가구)가 입주했거나 예정돼 있다. 모두 재건축 아파트다.
강남은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는 이상 택지개발이 가능한 땅이 없기 때문에 재건축·재개발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이 경우 조합원 물량을 빼고 나면 일반 분양은 얼마 되지 않아 급격한 물량 증가는 어렵다.
실제 최근 인기리에 분양을 마친 래미안 대치 청실은 총 1608가구 규모의 대단지지만 일반에게 공급된 물량은 전체의 10% 수준인 163가구 뿐이다.
이달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 예정인
대림산업(000210)의 아크로리버는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1순위 마감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공공으로 짓는 아파트는 강남이라도 경기도와 맞닿는 외곽이라 강남이라 부르기 힘들다"며 "결국 강남 중심부는 결국 재건축을 통해 지을 수 밖에 없는데 사업 속도도 느리고 대상지와 대상자가 한정돼 있다. 진입 장벽이 높아 분양 때마다 시장을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