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여야 정책위의장과 경제5단체장 부회장단이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정기적인 만남을 갖는다. 쟁점이 되고 있는 경제 법안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야 원내대표와 경제5단체장이 만남을 가진 후 얻은 그나마의 결실이다. 다만 여야 간 입장차가 커 합의점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경제5단체장은 15일 오전 국회를 찾아 최경환 새누리당,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는 양당 정책의의장도 함께 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12개 법안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으나 이중 몇 개를 통과시킬지 등에 대해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며 "경제단체 부회장과 여야 정책위의장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어 "경제단체 부회장과 입법 권한을 가진 정책위의장이 경제 현안 입법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실무협의체를 갖기로 했다"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남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야 원내대표와 경제5단체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자리에 모였다(사진=양지윤 기자)
이날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이 참석했다. 단체장들은 이 자리에서 '경제회복·민생안정을 위한 주요 입법 현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 건의서'를 여야에 전달했다.
경제계는 부동산 활성화, 중소기업 지원, 투자 촉진 등 경제활성화 관련 입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반면 기업부담이 우려되는 법안에 대해서는 입법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근로시간의 점진적 단축과 에너지절약 및 친환경투자의 지속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법 44개, 민주당은 민생법안 55개를 우선처리해야 할 중점법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경제5단체는 이중 각 단체 간 이견이 없으면서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법안 12개를 선정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경제활성화 입법의 시급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면서 "정치권이 경제를 발목잡는 게 아닌가 우려가 큰 만큼 여야가 만나 입법 현안을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경제 상황과 어려움을 포괄적으로 들은 후 돌아가서 논의하겠다"면서도 "기업 이상으로 가계와 근로자들도 어렵기 때문에 경제계는 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경제민주화법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동근 부회장은 브리핑에서 "경제계가 경제민주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경제활성화나 민생안정, 일자리창출과 관련된 내용은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정치권과의 정기적인 만남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법안에 대해 정치권과 경재계 간 이견이 큰 부문이 있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의사소통을 한다면 시급한 법안들의 경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법안에 대해 몰라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소통 수준에서 끝나지 않겠느냐"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