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대선 패배의 성찰을 담은 책을 오는 9일 출간한다. 문 의원은 책 출판 기념으로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북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문재인 의원실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 의원이 지난해 대선 성찰을 통해 2017년 대선과 대한민국의 희망을 제안하는 책 '1219, 끝이 시작이다'를 12월9일에 출간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의원실에 따르면, 문 의원은 책에서 지난 대선의 패인에 대해 "한마디로 평소 실력 부족이었다"며 "대통령이 되려는 열정이나 절박함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준비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문 의원은 "제게 그 열정과 절박함이 넘쳐나야 민주당에도 전염이 되는 법인데, 그러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제가 출마 의지를 갖게 된 시기 자체가 늦었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출마 결심) 몇 달 전까지도 대선을 꿈꾸지 않았기 때문에 대선 전략이 충분히 정립돼 있지 못했다. 대선 과정에 대한 사전 시뮬레이션도 충분하지 않았다"며 "그것이 대선 과정에서 닥쳐온 상황들을 결단력 있게 돌파해내지 못한 원인이었다"고 판단했다.
문 의원은 이어 "거기에 국정원의 대선공작과 경찰의 수사결과 조작 발표 등의 관권 개입이 더해졌을 뿐"이라면서도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문 의원은 "지난 대선을 총체적으로 놓고 보면, 저는 역시 준비와 전략이 부족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상대편이 NLL 공세나 종북 프레임 등 흑색선전까지 미리 준비한 전략에 따라 선거를 이끌어간 데 비해, 우리는 공을 쫓아 우르르 몰려가는 동네 축구 같은 선거를 했다는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후보인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놀다가 벼락치기 준비로 시험을 치렀기 때문이다"며 "그때 벼락치기로 준비했던 일들을 5년 내내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 ⓒNews1
문 의원은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문제와 관련해선 "과거 독재 정권들도 하지 못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진실을 덮으려고 하는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 오히려 정통성에 대한 공격을 자초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당장 2017년 대선에서 불법 관권선거를 되풀이하겠다는 것이나 진배없다"며 "국가기관들의 대선개입 사건이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문제인 이유"라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 시발은 도청 사건이 아닌 거짓말 때문이었다"며 "'전혀 모르는 일,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거짓말한 책임을 추궁당해 사퇴를 자초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국정원 대선개입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정원을 바로 세우자는 국민들과 야당의 요구를 대선불복으로 규정하는 것은, 48%의 국민을 끌어가는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금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저와 경쟁했던 박근혜 후보와 다른 분 같다"며 "공안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 됐다, 후보시절 강조했던 국민통합과 상생도 오히려 더 멀어졌다. 편가르기와 정치보복이 횡행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에서 품격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지금 박근혜 정부의 행태에서 때 이른 권력의 폭주를 느낀다"며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의 초심으로 되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아직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말하기는 이를지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국민통합에 실패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지금처럼 국민통합을 외면한다면 이명박 정부와 같은 실패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의원은 민주당과 관련해선 "비관과 회의가 많지만, 어려울수록 민주당을 지키고 다시 일으켜 세울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건, '민주당만으로는 안 되지만, 민주당 없이도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정당 정당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안 정당을 만들려는 노력이 상당한 노력을 거둔다고 해도, 현실 정치 속에서 압도적인 새누리당과 맞서려면 결국은 언젠가 민주당과 힘을 합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대안 정당을 만들려는 노력과 민주당을 혁신하는 노력이 서로 경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망한다"고 밝혀 '안철수신당'과 종래에 같이 가야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의원은 끝으로 "저와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은 법이다. 저와 민주당이 다시 희망과 믿음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며 "필요한 것은 희망이다. 그래도 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이다. 끝이 다시 시작이다"는 말로 책을 마무리했다.
문재인 의원실은 문 의원의 책에 대해 "지난 대선에 대한 성찰과 복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승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 나갈 것인지를 정리한 대국민 보고서이자 제안서"라고 설명햇다.
이어 "문 의원이 이 책을 써야할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지만 패배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패배를 거울삼아야 하기 때문에 집필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문 의원의 책 '1219, 끝이 시작이다'는 오는 2일부터 인터넷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9일부터 시중 서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북콘서트는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한 차례씩 개최될 예정이다. 서울에선 오는 14일 오후6시30분에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하고, 부산 일정은 아직 날짜와 장소가 확정되지 않았다.
◇문재인 의원 신간 '1219 끝이 시작이다' 표지 (사진=문재인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