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김진태 검찰총장은 지난 2일 자신의 취임식에서 “자유경쟁과 공정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기업비리 등은 지속적으로 근절해나갈 것”이라며 기업비리 수사에 대한 단죄 의지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현재 효성그룹 탈세의혹 사건, KT 이석채 회장 관련 비리 의혹, 동양그룹 사기성 CP발행 의혹 등 굵직굵직한 기업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김 총장은 평소 ‘검찰의 특수수사 방식이 너무 거칠다’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수사의 경우 드러난 범죄 혐의에 대해서만 신속하게 환부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현재 특수수사는 피의자의 모든 범죄 혐의를 밝히려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남아있는 기업 수사는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들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가장 속도가 빠른 것은 효성그룹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효성그룹이 1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법인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28일과 29일 두 차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78)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27일에는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도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조 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그룹의 핵심인물들을 잇달아 부른 만큼, 마지막 단계만 남겨뒀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검찰은 조 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올해 안에 효성그룹 사건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연내 종결될 확률이 높은 또 다른 기업비리 사건은 KT 이석채 회장 관련 비리 의혹 수사다.
최근 검찰 관계자는 KT 수사와 관련해 “올해 안에 KT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서두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된 바 있으나, 현재까지는 이 회장이 고발된 내용이 주요 기소사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현재현 회장 등 동양그룹의 사기성 CP발행 의혹은 올해 안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 회장 등은 지난 7월29일부터 9월17일까지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1568억원 상당의 동양그룹 회사채와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판매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계열사 일부에 대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CP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자료를 넘겨받는 등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지만, 자료가 워낙 방대해 분석에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고발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에 대한 수사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강남일)는 서 회장이 회사의 자금 조달과 주가 급락 방지를 위해 셀트리온과 계열사의 법인 자금 등으로 총 3차례에 걸쳐 주가를 조작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된 내용이 주가조작 사건 중에서는 새로운 유형이라 분석에 시간이 걸린다”며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2일 공식 취임한 김진태 신임 검찰총장은 “자유경쟁과 공정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기업비리 등은 지속적으로 근절해나갈 것”이라며 기업비리 수사에 대한 단죄 의지를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