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채권단이 강덕수 STX그룹 회장(사진)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양자 간 관계가 완전히 틀어지면서 갈 데까지 갔다는 분석이다.
4일 관련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STX중공업 채권단은 강덕수 회장과 이찬우 전 STX중공업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소하라는 공문을 STX중공업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중공업이 불필요한 보증을 서는 바람에 채권단이 STX중공업에 500억원이 넘는 신규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고소 배경을 밝혔다.
문제는 지난 2009년 12월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 공사와 관련된 노동자 임시숙소 건설과 임대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시공사로 참여한 STX건설이 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해 군인공제회에서 1000억원을 차입했는데, 미군 기지 이전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STX중공업이 차입금에 대한 보증을 서게 된 것.
총 1000억원의 차입금 중 STX건설이 300억원을 상환하고 지난 7월 STX중공업이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180억원을 갚아 현재 500억원가량이 부채로 남아 있다.
이에 지주사인 STX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STX중공업이 보증을 선 것은 당시 이사회 결의를 거친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속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배임죄의 고의가 부인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STX중공업 경영진이 당시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했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까지 배임 혐의를 묻는다면 죄형법주의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