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신제품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 업'.(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스마트폰의 '소리'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 등 소비자가 크게 체감할 수 있는 부문에서 상향 평준화가 이뤄짐에 따라 더 이상의 혁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이 차별화를 위해 '무손실 고음질'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이 같은 사운드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우리 토종기업 팬택이다. 지문인식과 보안기능 등 애플이 아이폰5S에서 선보인 콘셉트의 스마트폰을 국내기업 중 가장 선제적으로 도입한 데 이어 지난 10월 '베가 시크릿 노트'의 무손실 원음파일 재생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 '베가 시크릿 업'을 내놨다.
베가 시크릿 업은 '시크릿 시리즈'을 계승하는 후속작인 만큼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 동시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 특히 최상급의 음악 재생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스마트폰 최초로 진동형 스피커를 선보이는 등 '소리가 다른' 제품이다.
5일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1시간 남짓 제품을 사용해 봤다. 전반적인 제품 콘셉트는 베가 시크릿 노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디자인, 유저인터페이스 등 외관상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화면 크기가 휴대성을 강조한 5.6인치로 줄었고, 스타일러스 펜도 탑재되지 않았다.
한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아웃도어, 음악감상에 최적화된 사운드 시스템이다. 스피커 모드로 음악을 재생할 경우 스마트폰이라기보다는 소형 스피커에 가까운 소리를 전달한다. '피에조 케이스'가 적용된 진동형 스피커의 힘이다. 음향업계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지만, 스마트폰에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팬택의 신제품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 업'.(사진=뉴스토마토)
휴대폰을 바닥에 놓고 음악을 감상할 때 가장 정확한 스피커 사운드를 구현한다. 진동형 스피커란 접촉된 매개체에 따라 음량과 음색을 변화시켜 더욱 생생하고 역동적인 사운드를 구현해 준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경우 스피커 내부에 전기신호를 진동으로 바꿔 소리를 내주는 진동 필름이 장착돼 있는데, 이 스피커가 물체에 맞닿아도 물체에 직접적인 작용을 하지 않으므로 별다른 효과 차이가 없다.
반면 진동형 스피커는 접촉된 물체 자체를 진동 필름으로 사용한다. 울림구조를 갖는 여러 형태의 물체와 맞닿아 있는 경우 이들이 발생시키는 고유의 진동을 전달받아 소리를 내기 때문에 접촉하고 있는 물체에 따라 다양한 음색과 풍부한 음량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음악을 들어보면 일반 스마트폰 음질과 확연한 차이가 감지된다. 소니의 MDR XB900 헤드셋과 320KB의 일반적 MP3 파일로 음원을 청취한 결과 통상 다른 제품군에서는 사운드가 깨질 수 있는 영역에서도 비교적 부드러운 사운드를 구현했다. 무손실 음원(FLAC) 파일 재생에서도 다른 기기와는 입체감의 수준이 달랐다.
지문인식 기능과 프라이버시 기능 등 기존의 베가 시크릿 노트에 탑재된 주요기능도 녹아 있으며, 베가 레이서1에서 선보였던 '시클릿 블라인드' 기능이 새로이 부활했다. 화면 상단의 상태 알림바에 두 손가락을 갖다 대고 아래로 드래그하면 '시크릿 블라인드'가 나타나 화면이 가려진다. 블라인드의 이미지와 투명도, 가리고 싶은 부분의 높낮이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변경 가능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총평하자면 베가 시크릿 노트와의 연관성과 관계 없이 '베가 시크릿 업' 자체로도 충분히 차별성을 갖춘 제품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최근 하이파이(Hi-Hi) 고음질 MP3 등이 업계에 주목을 받는 등 소비자 수요가 이미 증명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소리'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운 팬택의 전략은 일단 옳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