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올해 태동을 시작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이 내년에는 개화를 넘어 대중화로 보폭을 넓힐 전망이다.
올해 LED조명이 본격 개화하면서 모듈과 칩 등을 생산하는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등은 전체 매출에서 LED 조명 부품 비중을 늘리는 등 적극적 대응으로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
업계에서는 내년에 LED 조명의 대중화로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시장 확산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다 전기료 인상에 따른 백열전구 퇴출 등 시장 환경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LED 조명 비중 늘면서 실적 '방긋'..선제적 대응이 주효
국내에서 LED 조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반도체(046890)는 올해 매출 상승과 함께 수익성도 크게 높였다. LG이노텍(011070)도 LED 조명 비중을 늘림으로써 LED 사업부의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다.
서울반도체는 올 3분기까지 8552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3분기 매출에서 LED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고, 순수조명 매출은 30%를 돌파했다. TV용 백라이트유닛(BLU)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조명 비중을 늘린 결과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해졌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무려 12%를 유지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03% 증가했다.
아크리치2 조명용 LED 모듈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BLU 비중은 자연스레 축소됐다. 이에 사업 구조를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BLU 중심에서 조명과 태블릿PC향 BLU 등 고수익 사업들로 재편했다. 시장 변화에 따른 적극적 대응의 결과다.
LG이노텍 역시 조명 비중을 늘리는 전략으로 LED 사업부 적자폭을 일부 상쇄할 수 있었다. 대규모 투자로 인해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고정비 부담에도 고부가가치 LED 조명 덕에 적자를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3분기 LED 사업부는 매출이 줄었음에도 조명 비중이 전분기보다 7%포인트 늘어난 26%를 기록하면서 적자폭 확대를 막았다. 특히 2분기 대비 LED BLU의 매출이 17% 준 반면 조명 매출은 23% 늘어나면서 BLUU의 부진을 조명이 상쇄했다.
업계 관계자는 "LED 조명의 성장은 이미 예견됐던 상황에서 올해 실적으로 시장 개화를 증명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밝은 2014..LED 조명 대중화의 길 걷는다
LED 조명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지만 아직 전체 조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 내외로, 시장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지금껏 LED 조명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은 '가격'이었다. 1만원이 넘는 가정용 LED 조명의 경우 그 장점에도 선뜻 구매를 결정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정용 LED 조명 시장도 한층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내년에 필립스, 오스람 등 글로벌 조명 완제품 기업들을 중심으로 LED 조명 가격이 30%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전기료가 꾸준히 올라가면서 일반 조명 대비 소요전력이 5분의 1에 불과한 LED 조명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이 하락하는 만큼 원가하락 부담이 생겨 수익의 폭이 줄게 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격 하락을 상회하는 규모로 시장이 커지는 만큼 규모의 경제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공공시장에서 백열전구가 퇴출되면서 공공시장에서의 LED 조명 성장도 예견된다.
김지산 킴우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에서 사실상 백열전구가 퇴출된다"며 "지난해 3%에 불과했던 LED 조명 침투율은 2016년과 2020년 각각 23%와 52%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ED 조명 시장이 연평균 38% 성장, 올해 180억달러 수준에서 내년 26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LED 조명 시장이 성장했지만, 아직 침투율이 낮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해서 시장은 커져갈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반도체의 '아크리치 가로등'이 설치된 중국 '웨이양로' 거리. (사진=서울반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