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이틀 앞두고 수도 키예프에서 20만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키예프 독립광장에 모인 반정부 시위대(사진=로이터통신)
15일(현지시간) BBC는 유럽연합(EU)과의 경제 공조를 뒤로 미루고 러시아를 선택한 우크라이나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통신사들은 이날 반정부 시위에 15만~30만명이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지난 24일에는 10만명이 키예프 거리로 나와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결정을 미룬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오는 17일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간 이후 시위 규모가 커진 것.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푸틴과의 대화를 통해 러시아산 수입 가스가격을 낮추고 경제 원조에 관한 확답을 얻을 계획이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대 측은 야누코비치의 러시아 방문을 모스크바 주도의 관세동맹에 참여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인 관세동맹에 들어가면 유럽과의 관계가 멀어지면서 우크라이나가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시위대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으로부터 관세동맹에 합류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도 참가를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슈테판 퓔레 EU 확대담당 집행위원은 "세르게이 아르부조프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와 협력 협정 체결 문제를 논의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아무런 답을 얻지 못해 협상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