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철도노조의 파업이 8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치열한 '네탓 공방'을 펼치며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파고 있다.
◇장진복 코레일 대변인.(사진=신익환기자)
◇코레일 "국민 안전 볼모로한 불법파업 중단해야"
코레일은 16일 오전 서울사옥에서 정부과천청사역 인명사고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철도노조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불법파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복 코레일 대변인은 "문이 조금만 열려도 열차가 출발할 수 없으며, 해당 열차에 고장 표시도 없었다"며 "현재 경찰과 협조해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대변인은 "전동열차 승무원은 필수유지인력 배치 대상이 아니므로 대체인력 투입을 중단하면 열차를 전혀 운행할 수 없다"며 "대체인력 투입을 중단하라는 노조의 주장은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려는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교통대학생들의 대체인력 투입이 무리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충분한 교육을 진행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장 대변인은 "과거 차장이라고 불렸던 승무원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통해 직위를 부여해왔으나 업무가 단순해 최근 이 같은 제도를 없앴다"며 "대체인력에 충분한 교육을 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철도파업으로 인한 대체자원은 ▲운전 ▲열차 ▲역무 ▲차량 ▲시설 부문에 모두 6008명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내부자원이 47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메트로 31명, 운전기술협회 62명, 운수협회 95명, 교통대학 238명, 군 인력 154명, 퇴직기관사 26명, 협력업체 692명 등이다.
◇철도노조 "무책임한 대체근무 투입이 초래한 인재"
이날 오전 철도노조는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과천청사역 인명사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명환 노조위원장은 "기관사는 차장의 출발신호를 받고 출발하는데 외부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교통대 학생이 승객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출발신호를 내렸다"며 "사고 당시 출입문이나 개폐장치에 이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무책임한 대체근무 투입이 초래한 인재(人災)"라며 "코레일은 승객안전을 위협하는 대체인력 투입을 중단하고 필수유지율을 준수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9시쯤 오이도행 4호선 전동열차에 탑승한 김모(84·여)씨가 정부과천청사역에 내리던 중 승강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하차 중 문이 닫히면서 열차에 발목이 끼친 채 끌려갔다. 당시 열차를 운행하던 코레일 소속 기관사 오모씨(41)는 이 같은 상황을 모른 채 열차를 출발시켰다.
김씨는 1m 이상 끌려가다 공사 중이던 승강장 스크린도어 벽면에 머리 등을 부딪쳤고, 사고 직후인근 병원으로 이송 됐지만 끝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