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사진제공=S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 1999년 SBS '해피투게더' 이후 주로 영화와 CF를 주무대로 삼았던 배우 전지현이 14년 만에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춘다.
전지현을 안방으로 부른 SBS 새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는 1609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비행 물체 출몰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팩션 드라마다.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도민준(김수현 분)과 한류 여신 천송이(전지현 분)의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취재진에게 예고편을 선공개하고 출연 감독과 배우들의 촬영 소감을 들어보는 '별그대' 제작발표회가 16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 전지현은 신비스러운 기존 이미지를 벗고, 철저히 망가진다. 조울증을 가지고 있으면서 주사를 부리고, 짧은 지식을 드러낸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기본 예의가 부족한 모습도 보인다. 마치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그 수위가 더 강한 느낌이었다.
이에 대해 전지현은 "코믹하고 백치미가 돋보이는 매력있는 캐릭터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오버하고 극대화하면 천송이가 나올 것"이라며 "여러모로 망가지는 부분이 있는데 신비주의를 벗고 열심히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와 '뿌리깊은 나무'를 연출한 장태유 감독이 만난 작품이라 캐스팅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별그대' 연출을 맡은 장태유 감독은 "시놉시스를 보고 이미지나 연기에서 가장 잘해낼 수 있는 배우로 맨처음 전지현이 떠올랐다. 안 될 줄 알았는데 현실로 이뤄져 정말 꿈만 같다"고 설명했다.
적지 않은 시간을 돌아서 시청자들 앞에 나서는 전지현이다. 14년 만이라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 예상됐다. 그는 무슨 이유로 드라마인 '별그대'에 출연했을까.
전지현은 "영화를 위주로 활동했지만, 드라마도 병행야겠다는 마음은 늘 있었다. 진심이다. 시놉시스를 받고 흥미가 있었다. 별에서 온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또 장 감독님이나 박 작가님, 김수현을 비롯한 여러 배우들에 대한 믿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전지현 (사진제공=SBS)
'도둑들'에서의 전지현은 욕과 상스러운 소리를 마다않는 천방지축 여도둑이었고, '베를린'에서는 말수가 없고 남편도 믿지 못하며, 현실을 부정하는 북한여성이었다. 이번 역시 지난 작품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전지현은 "나이를 먹으면서 성숙해졌고, 결혼도 하면서 내 신변에 변화가 생기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여러 부분에 있어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런 점이 분명 연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예고편이 끝나고 취재진 사이에서 전지현의 변신에 대해 "빨려들어가면서 봤다"는 이야기가 오고 갔다. 아름다움보다는 망가짐을 택한 전지현의 선택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별그대'는 오는 18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