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형 유니티코리아 대표 "게임엔진시장 점유율 50% 목표"

입력 : 2013-12-18 오후 12:06:49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국내 게임엔진시장에서 ‘유니티’가 빠르게 확산돼 가고 있다.
 
게임엔진이란 게임 개발을 쉽게 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프로그램들을 모아놓은 집합체다. 한글과컴퓨터의 ‘아래한글’이 컴퓨터로 편하게 문서를 만들기 위해 표, 글꼴, 문서양식 등 다양한 도구를 모아놓은 것이라면, 유니티는 게임을 편하게 만들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유니티는 지난 2005년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첫 모습을 드러냈으며,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제대로된 아이폰용 게임 엔진이 없던 당시에, 기성 게임개발 엔진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아이폰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이후 안드로이드 OS와 PC 윈도 등을 지원하며 멀티플랫폼게임 개발엔진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넥슨이 만든 멀티플랫폼 게임 ‘삼국지를 품다’도 유니티로 만든 작품이다.
 
유니티는 2011년 8월 한국 게임사업의 미래를 확신하고, 한국지사를 설립해 국내 게임사에게 ‘유니티 엔진’을 제공하고 있다.
 
지사 설립 과정을 주도하고 지금까지 유니티 지사장을 맡고 있는 양우형 지사장(41)은 캐나다 SFU(Simon Fraser University)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국내 유명 증권사와 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양 지사장을 만나 지금까지 유니티코리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양우형 유니티코리아 지사장(사진=유니티코리아)
 
-유니티는 어떤 회사인가
 
▲유니티는 지난 2003년 데이비드 헬가슨(David Helgason) 현 유니티 CEO 등 세 명의 대학생이 설립했다. 게임을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당시 상용 게임개발 엔진이 너무 비싸 직접 게임개발엔진을 만든 것이 유니티의 시초가 됐다.
 
유니티엔진은 현재 아이폰, 안드로이드, PC 등 12개 플랫폼을 지원하는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 엔진으로 발전했다. 또 인터넷익스플로러, 크롬 등 5개 웹브라우저도 지원하고 있다.
 
-게임개발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development)가 유니티의 목표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기성 게임개발 엔진의 높은 가격 때문에 게임을 만들지 못하는 개발자들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유니티 창업자들의 생각이었다. 예를들어 국내 시장에서 약 50만원을 받던 유료 유니티 버전을 ‘베이직(Basic)’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3월부터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게임개발민주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다. 또 개발자 커뮤니티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교육사업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많은 국내 모바일 게임들이 유니티엔진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거둔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지난해 애니팡 열풍이 불러온 모바일게임 붐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카카오의 정책상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양쪽 게임을 모두 만들어야 하는데, 유니티는 두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고 있어, 개발자들이 편하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또 유니티코리아의 철저한 ‘한국화’도 빼놓을 수 없다. 유니티코리아는 단순한 한국지사가 아니라 ‘한국회사’라는 생각으로 경영을 하고 있으며, 개발자들의 질문을 즉시 처리하는 등 일처리 속도가 빠른 한국문화에 맞춰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한국개발자의 요청사항을 수렴해 본사에 적극적으로 전달, 한국 개발자들이 원하는 유니티 엔진을 만들어가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한국 게임엔진시장에서 유니티 엔진의 점유율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국내 유니티 커뮤니티는 약 1만5000~2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 개발자 전체 숫자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전체 게임엔진 시장에서 유니티의 점유율은 약 10~15% 정도로 생각된다. 그리고 전체 개발자 중의 1%정도가 유료로 유니티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니티코리아의 목표는?
 
▲국내에서 유료와 무료를 합쳐, 50%의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일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유니티가 단순히 게임개발엔진이라는 도구에 머물지 않고, 게임개발사들을 위한 서비스로 키워갈 것이다.
 
예를 들어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면 유니티코리아가 믿을 수 있는 창업투자자를 연결해주고 해외 바이어와 다리를 놓아주는 등 게임개발자를 위한 종합 서비스로 키워가겠다.
 
◇유니티코리아 사무실. 현재는 약 20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사진=유니티코리아)
 
-요즘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포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 게임개발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활로를 열어야 할까?
 
▲ 얼마 전 미국을 들렀는데, ‘치맥(후라이드 치킨과 맥주)’이라는 한국식 메뉴가 미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치킨시장이, 해외에서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게임시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바다를 건너서 해외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경제학 전공, 증권사·회계법인 근무 경력을 가지고 게임개발엔진 회사의 한국지사장을 맡고 있다. 유니티와 어떤 인연으로 만났는가?
 
▲지난 12년간 금융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오면서 IT장비업체, 게임사 등을 고객사로 접하면서 한국게임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왔다. 또 이 과정에서 약 5개 정도의 해외법인의 한국지사 설립을 집중적으로 컨설팅하면서 외국계 기업의 한국지사가 살아남는 법을 어느 정도는 알게 됐다.
 
유니티코리아 지사장을 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존 구데일(John Goodale) 유니티 아시아 총괄과의 인연때문이다. 지난 2001년 국내 IT기업 투자를 함께 추진하면서부터 알게 됐다. 그 인연이 지금 유니티코리아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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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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