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신성통상(005390)이 주요 거래처인 갭(GAP)에 물량 공급을 어쩔수 없이 포기하면서 OEM(주문자상표부착)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갭은 전체 매출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터라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히려 이득이 된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신성통상이 주력하고 있는 국내 토종 SPA브랜드 탑텐(Top10)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체 패션사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 중심의 OEM 사업은 침체가 깊어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성통상의 지난 3분기 전체 매출 중 57%가 OEM에서 발생했고, 내수의류 34%, 탑텐이 6% 비중을 기록했다. 때문에 OEM 중에서도 가장 많은 매출을 담당했던 갭의 이탈은 그야말로 기둥 하나가 사라져 버린 셈이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갭과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이번 달이 마지막 선적이 될 것" 이라며 "원화강세 지속으로 환손실이 커지면서 주요 매출처 였지만 갭에 대한 물량 공급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처지" 라고 말했다.
팔아도 손해인 상태에서 밑지는 장사를 계속할 수 만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월마트, 올드네이비 등도 모두 수익이 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라며 "다만 라인 문제 때문에 미국 바이어들을 모두 다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다 갭과대비해서는 적자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버티고 있는 중" 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사실 상 갭의 빈자리를 채워줄 만한 새로운 바이어를 찾는 것은 당장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며 "OEM 사업 부진으로 매출 전반에 미칠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OEM 사업 부진은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 중심으로 확장세를 이어가던 해외생산기지 축소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온드라스법인은 최근 적자폭이 더 늘면서 정리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바이어들이 제품에 사용할 원단 자체를 아예 지정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자체 원단을 사용하는 일이 이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며 "원단만 생산하는 온두라스법인은 소용가치가 없어진 상태라 조만간 공식적인 철수결정이 내려질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갭 이탈 등으로 해외 바이어로부터 주문 받는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다른 해외법인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라며 "생산라인을 줄인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