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무면허 금융기관이 인도 당국의 혼을 빼놓고 있다.
인도 당국은 일정 규모가 되는 은행 또는 자금중개기관은 정부나 지방정부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 시위자들이 그래피티 벽화 앞에 앉아있다(사진=로이터통신)
지난 4월 대규모 금융사기극을 벌인 사라다 그룹은 160개의 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등록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회사는 불과 15개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부동산투자사로 위장해 영업하고 있으며, 심지어 염소나 타조 농장으로 위장하는 사례도 있다.
7일(현지시간)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는 이러한 무면허 금융기관이 유치하고 있는 인도 국민들의 예금액은 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공식 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국민들의 비율은 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U.K 신하 SEBI 회장은 "인도 내에서 불법 예금기관이 빠르게 증식하고 있다"며 "사라다 그룹 사건 이후 심각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사라다 그룹의 자회사 사라다 부동산투자회사에서는 고객들에게 적은 금액의 보증금을 받고도 땅이나 아파트를 제공하고, 또는 예금액의 24%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현금은 모두 바닥나 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174만명 고객의 보증금이 증발했고, 그룹의 직원들은 수개월동안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이후로 현재까지 34명의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그 중에는 손실액 3만루피때문에 목숨을 끊은 투자자도 있다. 3만루피는 우리나라 돈으로 50만원에 해당한다.
이에 예금자들이 대규모 돈을 인출하거나 예금을 해지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으며, 특히 은행권의 접근이 자유롭지 않았던 인도 동부 지역에서는 시민들의 항의가 더 극심하게 일어나고 있다.
프라팁 카 SEBI 전 감독관은 "사라다같은 다단계 사기성 투자가 인도 전 지역을 파괴하고 있다"며 "특히 가난한 소시민들이 사기에 넘어가기 쉬어 극빈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라다 그룹의 회장인 수딥타 센은 지난 4월 체포된 이후 수감된 상태다. 경찰 측은 수딥타 센의 공식 조서 문건만 155개에 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