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미공개 회사 정보를 자신의 친형에게 흘린 증권사 지점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징계조치 요구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는 고객사 관련 주가 정보를 친형에게 흘려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은 전 대우증권 도쿄지점장 오모씨가 금감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조치요구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법인의 미공개 중요정보의 이용행위는 주식거래의 공정성 및 주식시장의 건전성을 저해할 위험이 커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며 "오 전 지점장의 형이 해당 거래를 통해 상당한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여 비위행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또 "오 전 지점장의 형이 B사의 주식을 사들이는데 쓴 돈의 대부분을 동생 오 전 지점장으로부터 충당했고, 주식 전량을 매도한 후 돈을 반환했다"면서 "오 전 지점장은 형에게 임대차 비용으로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나 형은 고소득자로 임대차 거래에 사용하기 위해 빌렸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9년 A사는 B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식매입과 처분 등에 관한 조언을 얻기 위해 대우증권과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오 전 지점장은 A사가 B사의 주식을 보유한 C자산운용사와 주식매매협상을 통해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이기로 합의하는 과정에서 중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같은 합의가 있은지 약 20일 후 정보가 외부에 알려지기 전에 오 전 지점장의 형은 오 지점장에게 빌린돈과 대출금 등 2억7000여만원을 쏟아부어 B사의 주식 6568주를 사들였고, 며칠 뒤 보유하고 있던 B사 주식 전량을 매도했다.
이에 금감원은 대우증권에 오 전 지점장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감봉 3개월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고, 오 전 지점장은 형이 독자적인 판단으로 주식을 산 것이라며 법원에 징계조치요구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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