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을 앞두고 있는 소녀시대. (사진=SM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쫓는 자가 있으면 쫓기는 자도 있는 법이다.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3대 기획사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는 경쟁사들의 추격을 떨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가요계 권력 싸움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굵직한 기획사들이 전략적 투자 제휴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가운데,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신인 가수들의 데뷔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과연 가요계 권력 지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까. 2014년 가요계 판도를 예측해봤다.
◇국제 가수 싸이가 새 노래로 돌아온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SM-YG, '톱2‘ 입지는 탄탄
‘톱2’로 꼽히는 SM과 YG의 입지는 비교적 탄탄해 보인다. 두 기획사 모두 올 한 해 동안 가요계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SM은 간판 가수인 소녀시대의 새 앨범을 내놓을 예정이다. 소녀시대가 국내에서 신보를 선보이는 것은 지난해 1월 발매된 ‘I Got A Boy' 이후 처음이다.
국내 최고 인기 걸그룹이 오랜만에 컴백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또 멤버 윤아와 수영이 열애 사실을 인정한 뒤 발표하는 첫 앨범이라 색다른 음악적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엑소의 컴백 역시 관심을 집중시키는 부분이다. 엑소는 지난해 최고 아이돌 그룹으로 올라서면서 소속사에 힘을 실어줬다. 충성도 높은 팬덤을 바탕으로 앨범 100만장 이상 판매 기록까지 세웠다. 올해 엑소가 또 어떤 기록을 만들어낼 지가 관심사다.
지난해 8월 SM 자회사 SM C&C는 울림엔터테인먼트를 흡수 합병했다. 이곳에 소속돼 있는 인기 그룹 인피니트도 SM의 입장에선 든든한 존재다.
YG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컴백을 앞두고 있는 가수들이 즐비하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국제 가수’ 싸이. 싸이가 다시 한 번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다면 YG의 입장에선 ‘원톱’의 자리도 노려볼 만하다.
이밖에 2NE1과 신인 그룹인 위너, 악동뮤지션 등도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특히 5인조 그룹 위너에게 관심이 쏠린다. YG의 수장인 양현석은 “요즘 나의 심정은 초 긴장 상태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근래에 이렇게 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위너에게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24시간이 모자라'로 인기를 얻었던 선미가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JYP, 톱3 자리 지킬 수 있을까?
JYP는 소속 가수들의 음원 성적 및 화제성 면에서 SM이나 YG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리는 듯한 인상을 줬다. 올해 초엔 2PM의 멤버 택연이 “3대 기획사니 뭐니 이름을 중요시하지 말고 내실을 다져야할 시간”이라며 회사의 경영 방식을 비판하는 듯한 글을 트위터에 남겨 논란이 일기도 했다. 톱3 기획사 중 가장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입장이다.
JYP는 새해 초부터 신인 남자 그룹인 GOT7을 내놓으며 의욕적인 출발을 했다. 여기에 또 다른 남자 신인 그룹인 5Live와 신인 걸그룹까지 데뷔를 앞두고 있다. 대형 기획사에서 이와 같이 신인 그룹들을 잇따라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회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신인 가수들의 힘만으로 JYP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결국은 기존 가수들의 힘이 보태져야 한다.
JYP로선 선미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선미는 지난해 약 3년 7개월 만에 '24시간이 모자라'로 컴백해 인기몰이를 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기 때문에 선미에 대해 ‘깜짝 활약’이라 평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올해 선미가 지난해에 뒤지지 않는 활약을 보여주면서 "JYP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룹 포미닛이 소속돼 있는 큐브 엔터테인먼트가 가요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새로운 톱3 후보들은?
JYP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강력한 경쟁자들로는 IHQ와 손을 잡은 큐브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 등이 꼽힌다.
IHQ는 지난해 9월 큐브의 지분 50.1%를 인수했다. 배우계와 가요계를 대표하는 두 기획사의 전략적 제휴가 높은 관심을 모았다.
IHQ는 장혁, 황정음, 김우빈 등 스타 배우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큐브엔 비를 비롯해 아이돌 그룹 비스트와 포미닛 등이 속해 있다. 연예인 매니지먼트 뿐만 아니라 드라마, 예능, 음반 제작 사업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는 두 기획사의 조합이 가요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큐브는 올해 초 비가 성공적으로 컴백하고, 포미닛의 디지털 싱글 음원 ‘살만 찌고’가 높은 인기를 얻는 등 인상적인 출발을 했다.
로엔은 지난해 말 스타쉽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스타쉽은 주요 경영진의 변경 없이 독립적 레이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로엔 측과는 콘텐츠 생산 및 마케팅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
특히 이 두 곳엔 아이유, 씨스타, 케이윌 등 음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진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음원 순위는 가요계의 권력 구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수치다. 그런 점에서 로엔과 스타쉽의 조합 역시 충분히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