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정부와 의료계 간 불신의 골이 깊어지면서 의료대란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2일 의협 회관에서 의료발전협의회 1차 회의를 가졌다. 이날 핸드폰진료, 투자활성화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복지부 측 일방적인 퇴장으로 잠정 중단됐다.
복지부가 노환규 의협 회장의 의료수가와 관련된 일련의 발언 내용을 문제삼으며 일방적으로 회의장을 퇴장한 것이다.
복지부는 의협에 대해 '진정성' 문제를 거론하며 초반부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협이 원격진료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막판 운신의 폭을 더 넓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의료발전협의회 2차 회의 개최는 불투명해졌고, 의사 총파업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이미 대정부 협상 결렬을 대비해, 협상보다는 적극적인 총력투쟁 준비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협측은 "이번 일로 상호 간 불신을 또 한번 확인하게 돼 유감이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협상을 중단하고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에 대해 협상에 대한 속내가 드러난 것과 진배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협은 협상보다는 투쟁으로 선회, 당분간 협상보다는 투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일 의협 비대위는 각 시도의사회에 투쟁지침을 내려 보냈다.
오는 3월3일 의료총파업 전까지의 투쟁지침으로, 지난 19일부터 내달 22일까지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간담회, 시군구 의사회장 회의, 시군구의사회 총회 등을 통해 면허증 반납운동 등을 논의, 투쟁의 동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의협은 오는 27일 5개 보건의료단체와 공동으로 '보건의료영리화 정책 반대' 캠페인에 나선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보건의료 영리화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도 정부는 ‘괴담’과 ‘무책임한 선동’으로 치부하면서 보건의료 영리화 정책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미 의협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다. 협상이 양측의 기싸움으로 장기 표류할 경우 뿔난 의료계를 무기한 파업으로 가게 만드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지난달 15일 의사협회 비대위 소속회원들이 여의도 공원에 모여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전국의사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