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기가 스마트폰 정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기를 웃게 만들었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질주가 되레 삼성전기를 압박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삼성전기는 28일 2013년 연간 기준으로 매출액 8조2566억원, 영업이익 464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0% 급감했다. 지난해 세트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부품 업체간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특히 고수익을 담보했던 삼성전자의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이 3분기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성이 짐이 됐다는 분석이다.
◇분기별 경영실적(단위:억원)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감소했다.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1조710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19.3%,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1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59억원으로, 전분기뿐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로도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48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적자전환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수요 정체가 지속되고 하반기 주요 거래선의 재고 조정 심화와 원화절상 영향 등이 더해져 경영지표들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각 사업부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기판(ACI) 부문은 전분기 대비 9% 감소한 44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태블릿 등 고부가제품 메인보드용 플렉시블 기판 매출은 늘었으나 주요 거래선의 재고조정 등으로 패키지 기판과 HDI 제품의 매출이 감소했다.
칩부품(LCR) 부문은 어쿠스틱 노이즈 저감제품 등 솔루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 확대 성과에도 세트업체의 생산감소와 재고조정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6% 감소한 4181억원의 매출을 실현했다.
파워·네트워크모듈(CDS) 부문은 전분기 대비 8% 감소한 44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자가격표시장치(ESL) 제품의 유럽 거래선 공급 확대와 신규시장을 확보하는 등 나름 성과가 있었으나, 재고조정 속에 와이파이 모듈과 어답터 제품 약세의 영향을 받았다.
카메라모듈·모터(OMS) 부문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 슬림 모터의 출하량이 증가했으나, 마찬가지로 주요 스마트폰 모델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카메라모듈 부문의 하락폭이 확대됐다. 전분기 대비 33% 줄어든 45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스마트폰 성장세 둔화 속에서 태블릿·울트라HD TV·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ESL·전자기 노이즈 제거용 수동소자(EMC) 등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내부경쟁력 강화 노력을 계속해 비IT 시장 진입과 함께 신성장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