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재건축사업자가 건물 임차인 등에게 퇴거 비용을 보상하지 않더라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현행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합의체는 A씨 등이 재건축사업지에서 임차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기각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재건축사업 시행자에게 수용권을 부여해 임차권자에게 손실보상을 하도록 할 경우 손실보상 부담을 둘러싼 불필요한 분쟁이 초래될 것"이라며 "재건축사업 시행자에게 수용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그 사업 성격의 차이를 반영한 합리적 차별이므로 평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재건축사업은 재건축조합을 통해 진행된다는 점 등에서 재개발사업과 비교해 공공성과 강제성의 차이가 있다"며 "재건축사업 시행자에게 토지 등 수용권을 부여하지 않는 대신 재건축사업에 동의하지 않는 자에 대해 매도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다만 예외적으로 공공사업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경우에만 수용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재건축 사업시행자가 임차인을 상대로 인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도 위헌이라며 A씨 등이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는 각하했다.
다만 김이수 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재건축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임차권자의 이익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보상의 대상과 방법 등에 대한 입법정책적 해결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은 재건축 고시 후에는 임차권자 등 권리자의 건축물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천재지변 등으로 긴급히 정비사업을 시행할 필요가 있을 때에만 임차인이 보상이 이뤄지기 전까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같은 법은 재건축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 시행하는 데 필요한 경우 토지와 물건 등의 권리를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사진=헌법재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