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토마토 전재욱·최현진기자]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재판에서 이 의원 측 변호인이 "이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 혐의는 허구"라고 재차 주장하고 나섰다.

 

3일 수원지법 형사합의 12부(재판장 김정운)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의원 측 김칠준 변호사는 변호인 최후진술에서 "'RO'조직은 존재하지 않고, 내란을 선동하고 음모한 사실이 없다"고 이 의원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변호사는 "오전 검사의 구형 의견을 들으며 역할과 위치의 차이는 있으나 같은 시대에 같은 법을 공부하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일하면서도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달라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국가정보원은 내란음모라는 죄명으로 공개수사를 하며 언론과 여론몰이를 했다"며 "재판 시작 전에 언론에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고 연일 혐의 정황 포착이라는 이름으로 여론 재판이 끝났다. 이 와중에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불거진 정권의 정통성과 국정원 해체 여론도 잠잠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광풍이 우리사회 곳곳에서 20년간 성취한 민주주의의 성과를 폐허로 만들었다. 국정원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며 "하지만 재판부가 공판중심주의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을 보고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극단적인 반이성과 몰상식을 걷어내고 진정한 의미의 사상의 자유, 인권·언론표현의 자유, 다양한 색깔의 생각과 사상이 토론되고 치열하게 비판되는 사회로 전진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법절차까지 종북놀이로 삼고자하는 기관에 엄중한 법의 판단이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국정원을 정면 겨냥했다.

 

김 변호사는 "피고인들은 골방의 음침한 혁명가가 아닌 지역사회 곳곳에서 발로써 뛰며 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성과를 이뤘고 합법적 정당활동을 하고 있다"라면서 "이 의원은 진보세력도 의회에 나가서 소수자의 목소리를 1차적으로 대변하고 국민을 설득하려는 목적으로 살아왔다"고 이 의원 등을 변호했다.

 

아울러 "RO에 대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국정원과 이모씨의 진술이 만든 상상의 조직"이라면서 "당시 모임은 정세강연 인식을 공유하는 자리였고, 이 땅에 전쟁의 위험이 있으며 미국에서 온다는 위험을 항구적으로 억제하고자 고민하고 논의한 자리였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끝으로 "이번 재판이 우리사회가 냉정한 이념으로 돌아가고, 종북놀이 광풍을 잊게 하는 짧막한 에피소드로 끝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북의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을 추종하는 지하혁명조직이 전쟁상황이 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고 기도했다가 발각된 사건"이라며 이 의원에게 징역 2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