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스카이라이프, 신임사장 철통보안은 '낙하산' 안착用?

입력 : 2014-03-11 오후 2:58:12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지난 10일 신임 사장 내정을 위해 열렸던 KT스카이라이프 이사회는 한편의 첩보극을 방불케 했다. 이사회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전혀 공개되지 않은 채 철통보안 속에 진행됐다.
 
정오를 훨씬 넘겨서야 어렵사리 내정자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름아닌 박근혜정부 초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남기씨였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유난히 많은 낙하산 논란에 시달렸던 KT에 또다시 청와대발 낙하산이 떨어진 것이다.
 
이번 스카이라이프 사장후보 선정작업은 여러 면에서 예전과 많이 달랐다. KBS 출신이 관례적으로 맡아오던 사장 자리에 SBS 출신이 온 점이나, 사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거의 없었던 것이 그러하다.
 
스카이라이프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사장 후보선정이 여러차례 있었지만 이 정도로 보안이 유지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회사 관계자들도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물론이고 이사회가 시작된 이후에도 전혀 후보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이는 사전에 언론의 접근을 차단해 비판적인 보도를 최대한 피해가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이남기 내정자는 지난해 말에도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사전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낙하산 논란 속에 내정 무산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번에는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최종 결정이 날때까지 철저히 비밀을 지킨 것으로 보인다. 
 
이남기 내정자는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의 첫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임명됐다가, 같은해 5월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행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 이 내정자가 윤 전 대변인 성추행으로 물러난 만큼 이번에 청와대가 자리를 배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하다.
 
방송업계에서는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친박 핵심인사가 유료방송 업체 CEO로 온 것은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불명예 퇴진한 인물조차 낙하산으로 기용함에 따라 현 정권내에 낙하산 인사는 더이상 없다고 공언했던 박근혜 정부의 약속은 결국 공염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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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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