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김한길·안철수 공동위원장의 기초선거 '무공천' 입장 확인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선 '무공천' 결정 재고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뿐 아니라, 새정치연합 측에서도 이런 의견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23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창당대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이날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에 임명된 오영식 의원(현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은 6.4 지방선거에서 천명한 기초선거 무공천과 관련한 당의 대응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가 인사말을 한 단상 바로 뒤에는 김한길·안철수 공동위원장이 앉아있었다.
오 의원은 "국민과의 약속 실천이 새정치민주연합의 가장 중요한 명제이기도 하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무공천 방침에 따른 지역에서의 혼선과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민주당 한 의원과 새정치연합 관계자의 신경전도 눈에 띄었다. 민주당 의원이 새정치연합 관계자에게 "무공천은 재고돼야 한다. 다 죽게 생겼다"고 말하자,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그게 창당 명분인데, 어떻게 재고하냐"고 반박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은 "그게 무슨 명분이냐. 이대로라면 바닥이 전멸한다"고 재반박하기도 했다.
민주당 여성위원회 소속 당원들도 이날 무공천에 따른 대책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었다.
이목희 의원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 후보들은 전멸할 것 같다"며 "그들의 희생을 막을 '비상한 결단'을 우리는 요구받고 있다"고 말해, 당 차원의 대책을 주문했다. 민주당 의원 상당수와 새정치연합 일부도 무공천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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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도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위원장은 통합 선언 당시 명분으로 내건 '무공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연일 통합 선언 후에 연일 '약속정치 대 거짓정치'의 구도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며 ‘약속 실천’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안철수 공동위원장도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단기적 이익을 쫓아서 약속을 저버리는 세력과, 고난의 길이지만 약속을 지키려는 세력과(의 대결)"이라고 말해 김 위원장과 뜻을 같이했다. 옆에 있던 박원순 시장도 안 위원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한 논의는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통합 신당' 출범이 완료되는 오는 27일 이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다수 의원들은 창당을 앞둔 상황에서 분란으로 비춰질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2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도권 의원 상당수는 기초선거 완패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통합 완료 후에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를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