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최근 돼지고기와 계란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행락철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봄철 황사·미세먼지와 나들이 인파로 삽겹살 소비가 늘면서 돼지고기 값이 뛰고,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 가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7일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축산물 가격은 전달보다는 3.3%,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4.1% 상승했다. 이 중 돼지고기 값은 한달 전보다는 10.7%, 1년 전보다는 31.6%나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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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6일 국내 대형마트 등이 집계한 돼지고기 판매동향을 보면, 이날 현재 국내산 냉장삼겹살(100g/국산)의 정상가격은 2080~2120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80원과 비교해 40% 이상 올랐다.
지난달 3일 '삼겹살데이' 당시 국내 대형마트 3사가 내놓은 할인가격 100g당 950~980원에 견줘서는 두배 이상 치솟았다.
돼지고기 값이 급등한 것은 새끼를 낳는 암퇘지 감축, 돼지 설사병으로 공급이 준 데다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 영향으로 돼지고기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봄철 나들이 등 행락철을 맞아 삼겹살 소비가 늘어난 영향도 크다.
돼지고기 값이 치솟자 소비자들은 돼지고기 대신 한우를 찾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삼겹살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1% 줄어든 반면 한우 매출은 22.3% 늘었다. 돼지고기 매출이 한우 매출을 앞지른 것은 1998년 창립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계란 가격도 뛰었다. 대한양계협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수도권의 계란 도매값은 1680원(이하 특란 10구)으로 전달(1380원)에 비해 21.7% 상승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팔리는 평균 소매값도 2045원으로 한 달 전보다 8.7% 올랐다. 1년 전(1634원) 보다는 25.2% 뛰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3월 초부터 대규모 양계장들이 AI의 영향을 받으면서 수요는 평소보다 줄었는데도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돼지고기와 계란 값은 당분간 더 오를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생산량 감소로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오는 6월께 최고점을 찍고 하락 반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4월 축산 관측월보를 통해 "돼지 유행성설사병(PED)의 영향으로 전국 양돈농가에서 1~3월에 태어난 자돈 중 5.8%가 폐사된 것으로 추정돼 6~8월 도축 마릿수가 전년 대비 6.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어 "따라서 가격은 4~6월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라며 "성수기인 6월 kg당 5000~5200원을 찍은 후에야 이른 추석 여파로 8월 하순 이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계란 역시 AI 영향으로 계란을 낳는 산란계가 살처분 돼 당분간 공급량이 감소,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자료=한국농촌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