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아시아 업체들의 중국 기업 사냥 열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아시아 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수·합병(M&A) 지역' 순위에서 5위를 기록해 작년의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BoA메릴린치는 "중국 시장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M&A는 감소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 성장 둔화, 고용 비용 상승, 지도부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중국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아시아 기업들의 중국 기업 M&A 체결 규모는 310억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5년간 평균인 336억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체결 건수도 540건으로, 1년 전의 831건에서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동남아시아 시장은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이 중국 대신 동남아 업체들과의 M&A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BoA메릴린치 조사에서도 동남아 시장은 아시아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M&A 지역에 등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의 2위에서 1위로 한 단계 올라선 것이다.
로렌스 라우 미국 제조업체 오웬스코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동남아 지역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BoA메릴린치는 "대부분의 아시아 기업 CFO들은 M&A를 위해 초과 현금을 사용하는 배경으로 장기적인 성장성을 우선 순위로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동남아 시장에 뛰어들기 아직 너무 이르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데이비드 니콜 메트로퍼시픽인베스트먼트 CFO는 "동남아 시장의 자산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많은 동남아 기업들이 차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자산 가격이 더 합리적인 수준으로 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