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주기자] 지난해 주요 식품업체들이 이자비용을 줄이는 자구노력으로 부채감당능력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심은 이자보상배율을 가장 크게 개선시켜 무려 35배에 달했다.
반면,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과 롯데제과는 지난해 영업수지가 크게 감소하며 부채감당능력이 다소 악화됐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10대 식품업체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4.1배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4.7배에 비해 0.6배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이자보상배율이 크게 하락한
CJ제일제당(097950)을 제외하면 이자보상배율 평균이 같은 기간 5.4배에서 6.5배로 1.1배 포인트 상승해 주요 식품업체들은 대부분 이자보상배율을 개선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1.5배 이상이면 이자지급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일 때는 갚아야 할 이자비용보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더 적어 이자지급 능력에 문제가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0대식품업체의 경우 1배 미만인 기업이 없어 부채감당능력이 양호한 수준이다.
농심이 35배 수준으로 가장 높으며 오뚜기가 25배, 롯데푸드가 13배, 롯데칠성음료와 오리온, 롯데제과, 대상, 동원F&B가 5~7배, 하이트진로는 3배,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2배 수준으로 가장 낮다.
이자보상배율을 가장 크게 개선된
농심(004370)은 지난해 35.3배로 전년 26.8배보다 무려 8.5배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926억 원으로 전년보다 4.4% 감소했지만 이자비용을 같은 기간 36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27%나 줄인 결과다.
이 때문에 2012년에도 이자보상배율이 높아져 지난해 다른 기업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고1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무리하게 빚을 끌어다 쓰지 않는 신춘호 농심회장의 보수적인 경영방침이 이자보상배율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농심관계자는 "농심이 오래전부터 다른 사업을 하지 않고 먹거리사업에만 매진하는 한 우물경영, 내실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부채가 적어 이자보상배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8배로 전년 3.7배보다 1.9배포인트 하락해 10대식품업체 가운데 가장 악화됐다.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 수준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영업이익(3455억 원)이 전년보다 43.9%나 감소해 거의 반토막이 난 반면 이자비용(1887억 원)은 14.6% 늘어났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이자비용은 CJ대한통운이 CJ GLS와 합병하면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과 미국 바이오공장 설립비용 등을 조달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는 전년 일시적 비용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차입금 부담이 다소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수익성은 중국 바이오 산업이 관건인데 현재는 아무도 시장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롯데제과(004990)도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6.2배로 전년보다 0.5배포인트 하락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이자비용(148억 원)을 전년보다 14.5%나 줄였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915억 원)이 20.7%나 감소해 비용절감 효과를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