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005380)가 북미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세대 제네시스, LF쏘나타에 이어 신형 투싼과 앨란트라를 내년에 투입키로 하면서, 그간 신차 부재에서 비롯된 부진을 씻어낸다는 각오다.
데이비드 주코브스키(David Zuchowski) 현대차 미국법인장은 10일(현지시간) "목표는 시장 점유율을 5% 이상으로 회복하는 것"이라며 "향후 3년 내 신차 12종을 미국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5.1%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이 4.6%까지 떨어지면서 현대·기아차를 합산한 판매대수(125만6000대)가 닛산(124만8000대)에게 턱밑까지 추격 당했다. 올 들어서는 닛산과의 누적 판매대수 격차가 4만대 이상 벌어지며 추월을 허용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점유율 하락이 18개월 넘게 지속됐던 신차 부재와 현지 시장에서의 물량부족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가 올해부터 주력 모델들을 대거 현지에서 출시하고, 그룹 차원의 세번째 공장 증설도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점유율 회복이 점차 가시권에 들어오는 상황.
주코브스키 법인장은 "올해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75만여대를 판매해 점유율 4.7%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먼저 제네시스와 쏘나타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현지에서의 신차 출시 계획도 함께 밝혔다. 주코브스키 법인장은 "신형 투싼을 2015년 5월, 앨란트라를 2015년 말 출시할 것"이라며 "투싼 등 CUV(Crossover utility vehicle) 차량을 현재보다 2배 이상 많은 연간 9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미주지역 세 번째 신공장 증설도 현지 법인장의 언급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주코브스키 법인장은 "회사에서 앨라배마 지역에 충분한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만약 필요하면 이곳에 공장을 증설할 수 있다"면서 "멕시코에서 소형차를 생산하는 것은 미국에서보다 훨씬 더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멕시코에 새 공장을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현대·기아차 본사 관계자는 "해외공장 증설의 문제는 실무선에서 항상 검토해 왔던 사안"이라며 "본사에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구체적 입장 밝히기를 꺼렸다.
한편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지난달까지 22만6000여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7% 판매량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업계 평균 성장률은 3.1%를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는 가운데 업계와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을 역행중인 현대차가 더 이상 미국에서의 물량 부족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렴한 인건비와 지리적 이점은 물론 인프라가 잘 갖춰진 멕시코가 가장 유력한 (신공장) 후보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