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전설의 강남아줌마, 마리나항을 주시하다

해수부 6개 거점 마리나항만 사업설명회에 등장

입력 : 2014-05-15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지난달 29일. 2주일 전 세월호 참사 발생으로 온 나라가 절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시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는 해양수산부 주최로 마리나항만 사업설명회가 개최됐습니다.
 
100여석 규모의 회의실이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며 자리가 부족했습니다.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내방객은 벽에 기댄채 사업 설명에 집중했습니다. 행사 진행자들 조차 이정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 못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는 해양수산부 관계자와 사업 컨설팅 관계자가 차례로 나와 거점형 마리나항만 6곳에 대한 투자 설명을 했습니다.
 
거점형 마리나항만은 해수부가 해양레저산업의 핵심인 마리나산업 육성을 위해 동·서·남해안에 2곳씩 마리나항만 개발을 지원·육성하는 사업입니다.
 
덕적도, 고군산, 여수엑스포, 명동, 진하, 후포 등 6곳이 대상 사업지며, 최소 450억원에서 최대 815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는 300억원 범위 내에서 기반시설 재정지원을 해주게 됩니다.
 
건설업체와 엔지니어링회사 등 많은 개발사들이 투자 의향을 보이며, 직원을 보냈습니다. 설명회 후 진지하게 질의 응답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정장을 입은 남성 내방객들 사이로 틈틈이 50~60대로 추정되는 중년의 여성분들이 눈에 띕니다. 연령과 편한 의상으로 봐서 회사에서 파견을 보낸 직원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세미나가 끝나고 어떻게 오셨냐는 질문에 "그냥 어떻게 개발이 되나 보러왔습니다. (설명회장에서) 집도 가깝고.."라며 웃고 지나갑니다.
 
이때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낌새. '대한민국 최고의 부동산 전략가 강남 아줌마다.'
 
설명회를 진행한 해수부와 컨설팅업체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사업의 규모와 개발 방향, 성공 가능성을 점쳐보고 인근의 토지에 투자하려는 계획을 세우려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행사 진행자의 말에 의하면 울산쪽에 관심이 많은 듯 보였다고 합니다. 전국에서 소득이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에 마리나항만 활성화 가능성도 가장 높기 때문일까요.
 
해수부 관계자는 "설명회를 진행했던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설명회에 복부인들이 상당히 왔었다고 하던데요. 거점형 마리나항만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려고 오신거겠죠. 울산쪽에 관심이 많다는데 복부인이 움직이면 사업성이 있다는 얘기 아닐까요"라고 말하며 웃기도 했습니다.
 
지방 아파트값은 최근 몇년 간 너무 올라 상승 보다는 하락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상승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이지만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란 것이 중론입니다. 토지시장은 강원도와 세종시 광역권이 동계올림픽과 정부청사이전으로 이미 한차례 바람이 지나갔습니다.
 
정부가 300억원이나 밀어주며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이 전국에 얼마나 될까요? 일단 부동산시장의 눈길을 끄는데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전세계 레저선박시장 규모는 50조원에 달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융·복합 산업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마리나 30개, 레저선박 1만여척으로 일본의 1/20 수준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정부는 마리나시설을 집중 육성, 2017년까지 8000여개의 관련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합니다.
 
과거 부동산 광풍기 대통령과도 '맞짱대결'을 펼쳤던 강남 아줌마들은 해수부가 추진하는 마리나항만 개발을 어떤 평점을 내렸을지 궁금해집니다.
 
◇해수부 거점형 마리나항만 투자설명회 현장(사진=한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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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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