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속도가 순조롭다. 집주인들은 물건을 거둬들이며 호가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매수문의는 좀처럼 없다.
지난 21일 서울시는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의 재건축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개포주공1단지는 건축심의를 통과해 사업승인단계를 앞두고 있다.
개포주공2단지와 3단지도 각각 지난 20일과 21일 사업시행인가를 받게 되면서, 관리처분 단계를 거쳐 내년쯤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포지구 내 개포주공4단지와 시영도 각각 사업승인과 건축심의단계가 진행 중이다.
이로써 개포지구 내 주요 단지들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가시화 됐다. 6662가구 규모의 개포주공1단지와 1318가구의 개포주공2단지, 1957가구의 개포주공3단지가 들어서면 총 9937가구의 매머드급 대단지가 형성된다.
또 전용면적 85㎡ 이상의 중대형 가구도 단지별로 각각 2177가구, 516가구, 261가구로 적지 않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 일부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1000만원 안팎으로 호가를 올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주대비 0.03% 올랐다.
그러나 인근 부동산에 매수를 상담하는 전화는 울리지 않고 있다.
개포동 A중개업소 대표는 "하루 이틀사이 집주인들이 2000만원까지 가격을 올려 8억 아래로는 거래가 어렵다"며 "사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오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개포주공3단지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초보다 소폭 떨어져 현재 35㎡(구11평)이 6억2000만원 42㎡(구13평)이 7억6000만원 급매물로 나와있다"며 "이는 임대차 소득 과세 방안이 나오고 최근 3~4월 거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포주공1단지는 올해 초 3000~4000만원 내렸다가 얼마 전부터 올라 가격을 회복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의 임대차 소득 과세 발표 이후 나타났다. 이는 강남권 다른 재건축 단지도 마찬가지다.
송파구 신천동 C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사전심의 연기에 정부의 임대차 소득 과세 발표로 답답하다"며 "올해 초 앉아서 오는 전화만 받는데도 정신이 없을 정도 였지만 현재는 전화를 돌리면서 매수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시장에 대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망세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현재 6.4지방선거에서 누가 당선이 되느냐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상황이어서 선거를 앞둔 시점에 관망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여기에 분양시장과 월드컵 등이 강남 재건축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지만 추격 매수가 뒷받침되지 못해 반짝 반등에 그칠 것"이라며 "2,26 전월세 대책으로 인한 심리적 영향으로 6월까지 관망세가 이어지다 7~8월 비수기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재건축 시장의 급반전은 어려워도 약세를 보이던 강남권 재건축 가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단지 내 모습. (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