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도피 중인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전 세모그룹 회장)을 쫒고 있는 검찰이 유 회장의 측근 2명의 신병을 13일 확보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친형 유병일(75)씨를 체포한 데 이어 오후에는 유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구원파 신도 신모씨(64·일명 신엄마)를 체포했다.
신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수원지검에 전화를 걸어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오후 1시30분쯤 자진 출석했다.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던 신씨는 곧바로 체포돼 신원확인을 거친 뒤 오후 3시20분쯤 인천지검으로 압송됐다.
검찰은 신씨의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인천지검 청사 지하 주차장을 통해 조사실로 들어갔다.
유 회장의 핵심측근 중 한 명인 신씨는 김한식(72)씨를 청해진해운 대표로 만드는 데 영향력을 행사할만큼 구원파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주로 유 회장 일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편은 전직 대기업 임원 출신으로 상당한 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배 중인 신씨의 딸인 30대 박모씨는 장남 대균씨와 동행하며 도피를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관계자는 "신엄마가 세월호 사고 이전에 구원파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도피 과정에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1~12일 신씨와 또 다른 핵심조력자로 알려진 김엄마 등 유 회장 도피조력자를 체포하기 위해 경찰병력 수천명을 동원해 유례없는 규모의 금수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행방이 묘연했던 신씨가 이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석연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
도피 중인 딸을 걱정해 자수했다는 해석부터 유 회장이 이미 밀항해 더 이상 도피를 도울 필요가 없거나 검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쏟아지고 있다.
침묵을 지키던 검찰은 이날 "신엄마가 유병언 부자의 도피와 관련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 적이 없다"면서 신씨가 핵심조력자로 보도되는 것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경기 안성경찰서는 유 회장의 친형 병일(75)씨를 이날 오전 11시쯤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금수원 뒤편 인근 도로에서 검문 중에 체포해 인천지검으로 인계했다.
유씨는 지명수배 대상은 아니지만 횡령 및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수년간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300만원 가량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지난달 11일 유 회장 가족 중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해 9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신씨와 유씨에 대한 체포시한은 오는 15일로 검찰은 이 전에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구원파는 이날 오후 4시쯤 금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땅굴을 찾는다며 하수구를 파헤치고 지하벙커를 찾느라 냄새나는 정화조까지 파헤쳤지만 찾겠다는 사람은 하나도 찾지 못했다"며 비판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계웅 구원파 대변인은 "1박2일 수색이 끝나고 본래 체포하려던 사람이 없자 혐의가 확실치 않은 이들을 긴급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친형 유병일씨가 13일 오후 인천 남구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