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후 환호하는 이근호. (사진=로이터통신)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국 축구 사상 최초의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에 도전하는 홍명보호가 러시아와 접전 끝에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H조 경기를 1-1로 마쳤다.
한국은 박주영이 원톱으로, 손흥민과 이청용(26·볼턴)이 좌우 날개로 나섰다. 중앙에서 주장 구자철(25·마인츠)이 세컨드 스트라이커로서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의 공격을 도왔다.
기성용(25·스완지시티), 한국영(24·가시와 레이솔)이 수비형 미드필드를 맡았고, 포백은 윤석영(25·퀸즈 파크 레인저스)-김영권(24·광저우 헝다)-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이용(28·울산 현대)이 나섰다.
오른쪽 풀백에서 김창수 대신 이용이 선발로서 출전한 점이 특이한 점이다. 골키퍼는 변함 없이 정성룡(29·수원 삼성)이 책임졌다.
러시아는 '신예 골잡이'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가운데 유리 지르코프, 알렉산드르 사메도프가 공격수로 출전했다. 미드필더진엔 데니스 글루샤코프와 올레크 샤토프, 빅토르 파이줄린이 이름을 올렸다.
수비진에는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바실리 베레주츠키, 안드레이 예셴코, 드미트리 콤바로프가 나왔다. 이고리 아킨페예프가 골키퍼를 맡았다.
◇이근호의 득점 이후 기뻐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사진=로이터통신)
◇팽팽하게 진행된 전반전..박주영·손흥민·기성용 '맹활약'
경기 초반의 기싸움에서 한국은 결코 밀리지 않았다. 점유율은 러시아가 앞섰지만 러시아가 공을 잡으면 협력 수비로 공을 빼앗는 식의 플레이가 이어졌다. 한국 수비진은 가나 평가전 때와 달리 안정된 모습으로 러시아의 공격을 막았다.
수비가 안정된 상황에서 손흥민과 이청용은 러시아의 측면을 적절히 공략했다. 전반 8분 러시아의 첫 코너킥을 막아낸 한국은 역습에 나섰다.
전반 9분 이청용이 절묘한 패스를 찔렀지만 박주영의 발에 닿지 않으면서 득점을 하지 못했다. 아쉬운 기회였다. 손흥민도 전반 11분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넘어갔다.
초반 양 팀의 공격이 잠시 마무리되자 소강상태가 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손흥민과 기성용이 연이어서 심판에게 경고(옐로카드)를 받았다.
전반 13분 손흥민은 드리블을 하는 상대 사메도프를 뒤에서 발로 걸어서 넘어뜨렸다. 이어 전반 30분에는 기성용도 공을 잡은 사메도프에게 강력한 태클을 걸면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경고 관리에 신경을 써야할 상황이 왔다.
이후 한국은 잘 싸웠지만 골 결정력 부문에서 아쉬운 모습을 나타냈다. 구자철은 전반 32분 문전 혼전에서 왼발로 강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비켜갔다. 수비수의 몸에 맞고 공이 굴절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손흥민도 전반 38분 개인기에 이어 오른발을 써서 강한 슈팅을 날렸지만 역시 불발됐다.
한국은 전반 남은 시간동안 러시아에 계속해서 강한 압박을 가했다.
그렇지만 결국 한국은 물론 러시아도 선취골을 넣지 못했고 전반전은 0-0으로 종결됐다.
◇러시아의 동점 골 이후 기뻐하는 러시아 축구 대표팀. (사진=로이터통신)
◇'교체 투입' 이근호 선제골..러시아도 6분 만에 동점골
후반 들어 한국과 러시아는 결정적인 슈팅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양팀 모두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찬스를 날렸다.
한국은 후반 11분 박주영을 빼고 이근호를 넣어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이 전략은 적중했다.
후반 22분 이근호는 미드필드에서 공을 잡고 러시아 진영 중앙 부분으로 단독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이후 상대 수비를 제쳤고 강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공은 러시아 골키퍼 아킨페예프의 손에 잡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킨페예프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공은 아킨페프의 손을 벗어나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아킨페예프가 뒤늦게 몸을 날려 공을 빼내려 했지만 공은 이미 골라인을 넘어선 후였다.
1-0으로 한국이 앞선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후반 27분 가벼운 부상을 당한 홍정호를 빼고 황석호를 투입하며 한골 차 승리 굳히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한국의 리드는 오래 가지 않았다. 후반 29분 한국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상대 선수를 맞으며 멀리 가지 않았고, 결국 후반 교체투입된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가 동점골을 터트린 것이다.
이후 양 팀은 계속 득점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결국 이날 경기는 양팀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