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아직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확고한 1등 스마트폰 메신저가 없어, 왓츠앱, 위챗 등 여러 회사들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수익모델도 찾아야 하겠지만, 메신저 시장이 판가름 날 때까지 세력싸움에서 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이해진 네이버 의장)”
25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중소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특강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라인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국내 PC 검색시장에서는 통합검색이나 지식인 등의 서비스로 1위 사업자 위치를 유지하면서, 해외에서는 모바일 시대에 맞춰 ‘라인’이라는 서비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사진=네이버)
이해진 의장은 “일본에 1000명의 라인직원이 있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일본, 태국, 대만 등 확고한 1위를 차지한 국가도 있지만, 페이스북의 왓츠앱, 텐센트의 위챗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싸움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라인의 성장이 단순히 네이버의 기업가치 상승이 아니라,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지금까지 네이버는 국내 PC검색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사·중소기업과 사용자를 이어줬다면, 라인을 통해서 한국 콘텐츠 기업들이 전 세계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플랫폼을 갖추고, 한국의 콘텐츠 사업자들과 함께 전 세계로 같이 진출하는 것이 앞으로 네이버의 각오이자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웹툰’을 꼽았다. 네이버는 오는 7월 초 ‘라인 웹툰’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에서 14만명의 아마추어 웹툰 작가들이 꿈을 이뤄가고 있다”며 “이들의 우수한 작품을 번역하고 지원해 (라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사진=네이버)
이 의장은 네이버나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바탕이 되는 국내 시장에서 억울한 역차별이 없어야 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 모바일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 카카오가 아닌 ‘페이스북’이지만 국내에서는 유한 회사 행태로 활동하며, 제대로된 데이터도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비록 네이버가 PC검색 시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동영상, 모바일 SNS, 전자상거래 등 많은 인터넷 비즈니스 영역이 이미 해외기업이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해진 의장은 다음과 카카오에 대한 합병에 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이 의장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와 우수한 콘텐츠를 가진 다음의 합병은 네이버 입장에서도 매우 두려운 경쟁 상대가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의장은 결국 다음카카오도 글로벌 거대 기업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카카오도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해진 의장은 공식석상에 자주 나타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신의 장점과 역할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해진 의장은 “저는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네이버의) 후배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경영자라면 자신의 역량을 파악해 가장 잘하는 일을 하고, 나머지는 좋은 팀을 꾸려 책임과 권한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