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News1
[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16년만의 1무2패의 무승(無勝) 조별리그를 치른 홍명보호에 속한 선수 중에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던 손흥민(22·레버쿠젠)이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자책하며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출발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를 거치는 KE062편을 통해, 30일 새벽 4시45분에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했다.
사상 첫 원정 8강의 목표를 내걸고 브라질로 향했던 당시와 달리, 축구 대표팀은 승점 1점으로 H조의 꼴찌에 머물렀다.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16강에 오르지 못했고, 1998 프랑스 월드컵(1무2패) 이후로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다만 모든 선수가 나쁜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다. 특히 손흥민은 러시아전 선제골을 넣은 이근호, 벨기에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골키퍼 김승규 등과 함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손흥민은 귀국 직후 가진 취재진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내 첫 월드컵인데 너무나도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너무 아쉽다. 이 기억을 다 잊어버리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많은 팬분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못 보여드려 죄송스럽고, 개인적으로 첫 월드컵이라 기대가 컸지만 결과가 좋지 못해 아쉽다"며 "우리 팀이 준비가 부족해 16강에 못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를 큰 경험이라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너무나 슬프다. 대한민국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못 내고 온 사실에 대해 당연히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브라질이 생각한 것보다 매우 덥고 습도가 높았다"면서도 "월드컵에서는 잘 준비한 팀이 (16강에)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성적이 나왔고 16강에 가지 못했다"고 잘라 말했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경기를 마친 뒤 한국 베이스 캠프가 차려진 이구아수로 돌아와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경기가 모두 끝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와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모두다 한데 모이긴 했지만 경기에 대한 이렇다할 말은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항상 기대하던 대회지만 지금 시점에 아시안게임을 말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월드컵에 대해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다. 생각할 시간을 좀 가져야 할 것 같다"며 관련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