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벤처업계, 상반기 투심은 어디에 몰렸나

입력 : 2014-07-03 오후 6:26:52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IT벤처업계는 90년대 말 닷컴버블 이후 가장 유동성이 넘치는 시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 소셜 등 신기술 등장과 정부가 추진하는 육성정책이 맞물린 덕분이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상반기 대형 투자사례를 살펴보고 전반적 흐름과 시장에서 선호하는 아이템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봤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로컬 비즈니스였다. 로컬 비즈니스란 오프라인 상점을 대상으로 IT인프라와 솔루션을 제공하고 중간에서 수수료 및 광고료를 취하는 사업모델을 뜻한다. 2010년부터 여러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한 가운데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것은 배달앱이다. 
 
주요 사업자가 유치한 투자금을 살펴보면 상당 규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배달의민족’ 운영업체 우아한형제들이 알토스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캐피탈, 사이버에이전트 등으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요기요’ 운영업체 알지피코리아 또한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 등 해외 벤처캐피탈(VC)로부터 145억원을 확보했다.
 
'쿠폰모아', '우리팬션', '굿닥' 등 복수 로컬서비스를 운영하는 옐로모바일은 무려 320억원의 자본조달에 성공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옐로모바일은 이를 토대로 포잉, 말랑스튜디오, 비씨엔엑스 등 벤처기업에 지분매입을 시도했다.
 
이밖에도 오피스텔, 원룸, 투룸 등 부동산 임대매물을 전문으로 다루는 '직방'의 채널브리즈도 3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모바일게임시장에도 많은 유동성이 들어왔다. 스마일게이트가 ‘애니팡’으로 유명한 모바일게임사 선데이토즈(123420) 지분 20%를 1200억원에 인수했던 게 대표적 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모바일게임사를 선호하는 벤처투자사로 유명하다. 올해만 하더라도 하울링소프트, 레드 사하라, 체리벅스 등에 투자를 실시했다. 
 
흥미롭게도 이제는 한물 간 것으로 보이는 온라인게임에 대한 대형 투자도 존재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사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와 블루홀스튜디오는 각각 200억원, 135억원의 자금을 수혈하는 데 성공했다. 온라인게임에 대한 시장 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커머스쪽에서는 쿠팡이 세쿼이아캐피탈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으로부터 11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 시장 판도변화 예고했다. IT기업으로서 사업역량과 큐레이션 커머스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카카오 이후 관심이 시들해진 것으로 인식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 투자사례도 있다. 패션SNS 스타일쉐어는 LB인베스트먼트로부터 25억원을, 커플용 메신저 ‘비트윈’ 운영업체 VCNC는 해외에서 상당 수준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아울러 비즈니스 SNS로 도약을 꿈꾸는 명함관리앱 ‘리멤버’ 운영업체 드라마앤컴퍼니도 10억원의 자본조달에 성공했다.
 
전반적으로 피투자사 대부분은 모바일과 연계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라 무선 인터넷 이용량이 급증하자 여기서 사업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용률만 높으면 얼마든지 수익모델을 붙일 수 있다”는 업계 통념과 달리 투자자들이 수익성을 중요하게 보는 것도 살펴볼 만하다. 실제 투심이 몰린 로컬, 게임, 이커머스 분야는 서비스 개시 동시에 매출이 거의 바로 발생된다는 특징이 있다.
 
한 벤처투자자는 “닷컴버블을 통해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학습한 결과”라며 "아무리 유동성이 많다고 해서 무분별한 투자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배달의 민족 이미지 (사진=우아한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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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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