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노조 합의'가 통합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그룹 자회사 편입이 부당하다며 제기했던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함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진정서 제출, 집회와 거리행진 등 노조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권과 신제윤 금융위원장까지 '노조 합의'에 대한 전제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21일 외환카드 분사 예비인가을 승인한 데 이어 오는 16일 본인가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본인가를 받은 후 다음달 초 독립법인을 출범, 하나금융지주는 출범한 외환카드를 연내 하나SK카드와 통합하는 게 현재로서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다.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 됐다"며 조기 통합에 대한 의사를 밝힌데 이어 김한조 외환은행장도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조기통합 논의개시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뜻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조기통합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김 회장의 발언은 2·17 노사정 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폭거"라며 "합병을 전제로 한 사전 작업은 중대한 합의위반 행위"라고 반발했다. 또 32년을 외환은행에서 보낸 내부 출신 은행장이 김 행장이 김정태 회장과 뜻을 같이한 데 대해 실망감도 표출했다.
노조반발이 갈수록 거세질 경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지연은 불가피하다.
정치권과 금융당국 수장도 '노조 합의'에 대한 전제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은 노사정 합의 위반은 아니라면서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은 외환은행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오는 12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카드분사를 반대하는 집회를 갖는다.
여기에는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와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참석에 노조 주장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이후 서울역을 출발으로 명동에 위치한 외환은행 본점까지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외환은행 노조와 김문호 위원장 등 금융노조 간부들이 지난 9일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카드분사 승인 및 하나지주 합병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사진=외환은행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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