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지난 3월13일부터 5월22일까지 장장 68일간의 영업정지 기간을 거친 이동통신 3사의 올 2분기 실적발표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3사가 순차적으로 45일씩 신규 가입자 모집과 기기변경에 손발이 묶이면서 증권가에서는 마케팅비용 축소로 인한 실적 호조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예상과 사뭇 다를 것으로 전망됐다.
KT는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대비 8~9%대의 영업익 성장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자료제공=에프엔가이드)
◇KT, 직원 8000명 내보내고 적자폭 확대되고
4월 특별명예퇴직을 단행해 8000명의 임직원을 내보낸 KT는 일시적으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퇴직금 및 위로금을 지출했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1조원 이상 반영되자 영업적자를 피할 길이 없어진 것.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추정 기관수 3곳 이상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KT는 2분기 8630억9100만원 적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8831억원, 순이익은 -8963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직전 분기인 올 1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고, 순이익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KT의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인 8300여명에 이르는 특별명예퇴직으로 1조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고,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일회성 비용인 명퇴금 1조2000억원과 명예퇴직으로 인한 아웃소싱 비용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3분기부터는 실적개선 추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강봉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 계획 등 그룹 비용구조 슬림화와 본업인 유무선 서비스에 집중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KT가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구조조정 실질 효과에 대한 의문과 유선사업부 실적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지만, 2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하반기 실적은 정상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관순 연구원은 또 "3분기부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추가 영업정지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KT는 안정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4월 KT는 대규모 명예퇴직을 시행했다. 황창규 회장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본격 인적쇄신에 나섰다. 사진은 황 회장이 지난 5월 진행된 기자간담회 모습. 황 회장은 이날 "퇴직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1등 KT로 거듭나자"고 말했다.(사진=뉴스토마토)
◇SKT·LGU+, 영업재개 후 '보조금 경쟁' 재개로 실적 '불투명'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2분기 성적표 역시 업계에서 기대했던 수준을 만족시키지는 못할 전망이다. 물론 영업정지가 종료된 뒤 잃어버린 가입자를 되찾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대거 지출했기 때문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분기 매출액 4조3396억원, 영업이익 6024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4.21%, 8.85% 늘어난 규모다.
강봉우 연구원은 "이통사들은 영업정지 기간동안 잃었던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영업재개 직후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일었다"며 "기대했던 것 만큼 2분기 마케팅 비용 절감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미송·이현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늘면서 SK텔레콤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는 전년 동기대비 약 6% 성장한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마케팅 비용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돼 실적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5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1448억원 대비 9.99%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48%, 직전분기 대비 1.85% 늘어난 2조8319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강 연구원은 "당초 기대했던 영업정지로 인한 비용감소 효과가 2분기에 크게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영업정지 기간동안 영업일수 자체는 크게 감소했지만, 영업재개 후 이통3사의 가입자 당 보조금 집행규모가 증가하면서 경쟁이 격화됐다"고 말했다.
김미송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LTE 무한대 요금제 가입자 증가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직전분기 대비 가입자 순증 규모가 늘어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추가 영업정지가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전인 3분기에 집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전망이 엇갈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추가 영업정지로 인해 양사의 마케팅 비용이 소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고, 한켠에서는 단통법 시행 전에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이통3사가 마케팅 경쟁을 지속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3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불법 보조금을 대거 풀어 시장을 혼탁시켰다는 사유로 각각 14일, 7일의 추가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