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쉬렉(왼쪽), 김준희 2014년 8월3일 NC-SK전 주심. (사진=SBS스포츠 방송 중계화면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은혜를 저버린 것 같아 너무 괴롭고 죄송하다."
경기 중 주심을 향해 욕설과 폭언을 퍼부어 야구계에 파문을 일으킨 NC의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29)이 사과의 뜻을 표했다.
찰리는 4일 오후 문학야구장에서 SK와이번스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자청해 공식 사과를 했다.
찰리는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국에서 2년째 뛰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평소의 제 모습을 보셨다면 어제의 모습이 결코 본연의 제 모습이 아님을 이해하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순간적인 흥분을 참지 못했다. KBO 리그, 심판진, 그리고 팬들에게 보여드리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찰리는 전날 문학구장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회말 1사 1, 2루 상황에 이재원에게 던진 초구가 볼로 선언되자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김준희 주심의 구두 경고를 받고도 강한 항의를 그치지 않은 찰리는 곧바로 퇴장 명령을 받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던 도중 흥분을 참지 못하면서 심판을 바라보며 욕설과 폭언까지 뱉었다.
KBO는 4일 오전 열린 상벌위원회에서 찰리에게 제재금 200만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을 부과했다. 봉사활동은 내년 1월31일 내로 수행해야만 한다.
찰리는 "작년 한국에 처음에 왔을 때부터 모든 분들이 잘 대해주셨는데, 어제의 행동으로 그 분들의 은혜를 저버린 것 같아 심적으로 괴롭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찰리는 이날 오전 구단에 "팀이 연패한 상황에서 내가 생각한 스트라이크 존과 심판판정이 맞지 않아 순간적으로 흥분했으며, 심판과 구단, 팬과 동료를 존중하지 못했다는 점을 뉘우친다"고 사과한 데 이어 같은 내용을 자필로 적어 KBO에도 전했다.
배석현 단장은 "신생팀으로서 리그에 누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 다시 한번 고민하고 준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이태일) 대표님 이하 구단 전체가 모두 반성하고 있고 참담한 심정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어서 배 단장은 "찰리는 어제 경기후 본인이 먼저 깨닫고 뉘우쳤다. 앞으로 좋은 플레이를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 생각한다"며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내외 선수를 더욱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KBO가 부과한 유소년 야구 40시간 봉사활동에 대해선 "상세 계획이 세워진 것은 아니나 시즌 중에라도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지역 공헌사업을 통해 행동으로 꼭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NC는 구단 자체적으로 찰리에게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으며, 국내외 선수들에게 철저한 교육 및 면담을 통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