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김신욱(26·울산)과 박주호(27·마인츠) 앞에 놓인 9월 인천아시안게임은 금메달 이상으로 개인에게 중요한 병역 혜택이 걸린 대회다.
이광종 인천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하) 감독은 14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김신욱 박주호와 함께 김승규(24·울산)가 23세 나이 제한과 관계없이 출전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특히 김신욱과 박주호에게 아시안게임은 앞으로 선수 생활의 방향을 가를 중요한 대회다.
이들의 나이와 포지션을 생각했을 때 이번이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울산현대의 김신욱. (사진=울산현대)
김신욱은 브라질월드컵에서의 활약과 그에 앞서 K리그에서 꾸준한 골 행진을 보여 지난해 막바지부터 해외 진출설이 돌았다. 앞으로 해외 진출을 하려면 기량도 기량이지만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울산 조민국 감독은 "김신욱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되면 8게임을 못 뛰는 상황이 된다. 팀 입장에서는 한동안 차질이 온다"면서도 "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금메달만 따준다면 10게임이 아니라 20게임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분데스리가 대표적인 왼쪽 풀백으로 거듭난 박주호는 유럽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이번에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마인츠 구단 내부에서도 박주호의 이번 금메달 획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박주호의 팀 내 가치가 높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의 박주호. (사진=마인츠)
현재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나이가 어린 손흥민(22), 류승우(21·이상 레버쿠젠), 김진수(22·호펜하임)를 제외하면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들이 대다수다. 과거 유럽에서 비교적 인상적인 기록을 남긴 박지성, 이영표, 안정환, 설기현, 송종국, 이천수 같은 선수도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로 병역 혜택을 받은 바 있다.
면제 이외에 상무나 일반 입대로 병역을 마치고 유럽으로 건너간 20대 중반 이후의 선수가 없는 셈이다.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 중 가장 극적인 사례로는 현재 새 팀을 찾고 있는 박주영(29)이 꼽힌다. 그는 2012 런던올림픽 당시 27살의 나이로 와일드카드에 꼽혀 국내 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상무 축구단 입단은 규정상 만 27세까지만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박주영이 병역 혜택을 받지 못했으면 그의 축구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반면 김두현(32·수원)은 유럽 생활을 마친 뒤 국내로 돌아와 병역을 마친 대표적인 선수다. 그는 지난 2008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브로미치 진출 이후 2009년 수원으로 돌아와 2011년에 경찰청축구단 이적으로 군 복무를 해결했다. 당시 김두현의 나이는 29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