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모바일게임은 이미 전 국민이 가장 보편적으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성장했다. <뉴스토마토>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위상을 살펴보고, 모바일 게임 시장 참가자에게 시장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기획은 '게임이용자들의 전반적 현황'을 알아보는 1편을 비롯해 '성공게임의 조건' '시장주도 플레이어와 장르' 등 총 3편이 이어진다. 각 기관의 공개된 데이터를 중심으로 작성됐으며, 세부적인 자료는 모바일 마케팅 전문기업 아이지에이웍스(IGAW)의 도움을 얻었다. [편집자]
지난 설날, 할아버지 제사를 치른 후 일가친척들이 둘러 앉아 아침을 먹은 후 모두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50이 넘은 작은아버지는 내게 ‘다함께 차차차’의 공략 방법을 물으셨고, 40대 후반의 숙모는 ‘애니팡’ 쿠폰을 구해달라고 하셨다.
대학 졸업 후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촌동생은 ‘몬스터 길들이기’에 열중했으며,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조카녀석은 ‘쿠키런’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몸을 들썩거렸다.
주위를 둘러보면 등굣길 초등학생부터 출퇴근길 50대 직장인까지도 모두 모바일게임을 즐기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모바일게임’은 이미 가장 중요한 놀이문화가 됐다.
닐슨 코리아클릭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모바일기기 사용시간은 203분으로 180분을 기록한 TV시청과 86분을 사용하는 PC를 뛰어넘어 가장 많이 쓰는 미디어 매체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여가 생활을 중심도 자연스럽게 모바일기기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이용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2100만명으로 추정되며, 이용자 당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62분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2년 7월 카카오게임 출시 이후 모바일게임 이용자수와 이용시간이 큰폭으로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사진=닐슨 코리안클릭)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한·중·일 동남아 모바일게임 이용자 조사보고서’에서는 한국인의 모바일게임 평균 이용시간이 주중 86분, 주말 117분으로 코리안클릭 조사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중과 주말의 여성 모바일게임 이용시간이 각각 91분과 118분으로 조사돼, 남성의 이용시간인 81분, 117분 보다 더 높게 집계됐다.
또 남성 모바일기기 이용자의 74.3%, 여성 이용자의 69.5%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 나이별 모바일게임 이용률은 10대가 89.2%, 20대 84.7%, 30대 76.5%로 매우 높게 조사됐으며, 40대와 50대도 각각 63.2%와 54.2%에 이른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인의 여가시간은 평균 4.5시간이다.
즉, 국내 인구의 절반 가량, 스마트폰을 가진 50대의 절반 이상이 즐기고 있는 모바일게임은 TV시청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여가활동으로 자리잡았다고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 이용자들은 어떤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고, 새로운 게임을 찾고 있을까?
모바일마케팅 전문기업 아이지에이웍스(IGAW)가 현재 상용화된 모바일게임의 운영체제(OS) 이용 비율을 살펴보니, 안드로이드로 게임을 즐기는 비율은 90%, iOS는 10%로 조사됐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특징인 모바일게임 2차 플랫폼별 게임 이용자 수도 살펴보자.
닐슨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메신저 기반 플랫폼 '카카오게임'을 통해서는 1623만이 모바일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게임 이용자 중 무려 77%에 이른다.
카카오톡을 제외하고는 밴드(124만명), 아프리카TV(18만명), 라인(16만명) 순으로 크게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모바일 커무니티 플랫폼 '카카오톡'과 '밴드'의 비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카카오톡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사진=닐슨 코리아클릭)
게임 다운로드 또한 ‘안드로이드’와 ‘카카오톡’ 중심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조사한 중복응답이 가능한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경로 질문에서, 이용자의 66.3%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게임을 내려받고, 51%는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을 찾았다고 답변했다.
남성은 플레이스토어 71%, 카카오톡 41.8%의 게임 다운로드 이용률을 보였지만, 여성은 카카오톡과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모두 61%의 이용률을 보였다.
남성과 비교해 여성 이용자들은 앱스토어 직접 다운로드보다는 카카오톡 등 2차 플랫폼을 통한 게임 이용 유입이 많다는 특징이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한국인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을까?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전체 크기는 지난해 1조2000억원에서 올해는 1조3000억원~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모바일게임은 무료로 앱을 다운받고, 게임을 더 편하게 하고 싶은 사람들이 별도의 대가를 지불하는 ‘인앱결제’ 방식으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이용자 중 유료 결제를 진행하는 이용자 비율은 안드로이드 기준 앱 당 평균 4% 수준이다.
이는 전체 이용자의 4%만 결제한다는 의미가 아닌, 한 게임 당 결제 유저의 비율이 평균 4%라는 의미다. 올해 초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서는 모바일게임 이용자의 37%가 유료 결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 유료 사용자의 월 평균 결제 금액은 2만8800원이며, 1회 평균 결제 금액은 1만5900원으로 집계됐다.
유료 과금의 남녀 비율은 63% 대 37%로 남성이 높게 나왔지만, 월평균 사용금액은 남성 2만9300원, 여성 2만6700원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최근 남성들이 좋아하는 하드코어 RPG 위주로 신작 라인업이 구성하는 회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여성 이용자층을 위한 게임을 내놓는다면 충분히 틈새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14년 상반기 모바일게임 주요 현황.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평균 결제비율은 4%, 한달 평균 이용금액은 2만8800원으로 조사됐다(자료=IGAW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