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005380) 노사 양측이 오는 20일부터 다시 협상에 나선다. 지난달 31일 노조가 협상 결렬을 선언한 지 약 20일 만에 재개되는 교섭이다.
현대차 노조는 18일 열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서 오는 20일 울산공장에서 제16차 노사 교섭을 진행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노사 양측이 이날부터 교섭을 재개하는 이유는 오는 21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2차 노동쟁의 조정 판결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노위는 지난 11일 현대차 노조가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 신청에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행정지도란 노사 양측이 진행해 온 지금까지의 교섭 내용이 부실하다고 판단, 양측에 좀 더 심도있게 협의해 나가도록 권고하는 결정이다.
중노위의 이러한 결정에 노사 양측은 2차 쟁의조정 신청 결과가 나오는 21일 전까지 적극적인 교섭을 진행해야 명분을 획득할 수 있다. 협상 결렬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교섭이 열리지 않았다. 이에 노사 양측은 21일 중노위의 2차 결정이 나오기 전 추가 교섭일정을 급히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노사 양측은 오는 21일 중노위가 결국 '조정 중지'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두 차례 연속 '행정지도' 판결이 나왔던 전례가 전무했기 때문. 이에 현대차 노조는 이르면 오는 22일부터 첫 파업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1차 행정지도 판결 이후 양측의 교섭이 활발하지 못했던 점, 여론이 노조의 파업에 점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앞서 18일 성명서를 내고 "(현대차 노조는) 불법파업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회사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며 "국내 자동차 산업이 환율하락과 내수침체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진행할 경우 국가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압박한 바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대차 노조의 파업 움직임은 한국경제가 위기를 탈출하는데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오는 19일부터 철야농성에 돌입한다. 임단협 최대 뇌관인 통상임금 확대에 대한 입장차로 나머지 협상 안건도 전혀 진전이 없는 만큼,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한 난관 뚫기 시도로 풀이된다. 이어 중노위의 결정이 나오는 21일에는 제2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파업의 수위와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18일 울산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사진=현대차 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