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올해 2분기, 보안업계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많은 업체들이 전년 동기 대비 급격히 낮아진 실적을 보였고,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19일 대다수 국내 정보보안업체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완료됐다. 많은 업체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으며, 업계가 전체적으로 성장 정체를 넘어 뒤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국내 보안업계 매출 순위 빅3 업체인
안랩(053800), 인포섹, 시큐아이 등은 다른 업체들에 비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보안업계 맏형인 안랩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2분기 매출이 347억6500만원, 영업이익 30억42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0% 향상됐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4% 증가에 그쳤다. 안랩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업계가 어려운 상황인 가운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잘 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도 내실경영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
인포섹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지만, 매출 성장에는 실패했다. 회사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7억원, 매출액 24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4% 감소했다.
시큐아이는 1분기와 2분기가 합산된 상반기 실적을 공개했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영업이익 73억원, 매출액 386억62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매출은 약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0.13% 증가했다.
다른 보안업체들의 2분기는 더욱 초라했다.
이글루시큐리티(067920)는 영업손실 38억74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 했으며, 같은 기간 매출도 34% 감소한 90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는 회사에서 새롭게 출시된 제품들의 판매 증가와 해외 시장에서 발생할 성과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윈스(136540)는 1분기에 이어 실적 하락이 지속됐다.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76.4% 감소한 7억7673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 감소한 131억3300만원으로 집계됐다.
파수닷컴(150900)은 2분기 영업손실 4천600만원으로 적자폭은 줄였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라온시큐어(042510)는 영업손실 1억7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 했으며, 매출도 41% 감소한 30억9600만원을 기록했다.
소프트포럼(054920)은 2분기 영업이익이 1965만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0% 감소했다.
상반기 보안업계는 지방선거와 세월호 사건 이슈 등의 이유로 공공부문의 투자가 미뤄지면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공공부문으로부터의 투자가 늘어나는 업계의 특성상 어느 정도 실적 개선은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 7월 정부에서 보안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정보보호 투자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언제부터 효과가 나타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대책을 시행하기 위한 법 개정 작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책들을 시행하기 위한 법개정 사항은 올해 안에 다 하려고 하고는 있지만, 그 많은 법들을 올해 안에 개정 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의문이고, 여러 이견들도 조정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라면서 "하지만 정보보호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관련 법 개정 만큼은 올해 무조건 끝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전문가는 "보안업계를 선도하는 국내 주요 보안업체들이 진정한 성장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라며 "업계가 전체적으로 힘든 상황인 것은 이해하지만, 최근 글로벌 보안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비추어 보면 국내 보안업계의 상황을 안 좋게 만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