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끝내 파업..통상임금 사생결단

입력 : 2014-08-22 오후 2:17:30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현대차(005380) 노조가 임금협상 결렬에 따라 22일 오후 1시30분부터, 또 오후 10시10분부터 2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또 잔업과 특근도 거부하기로 했다.
 
기아차(000270) 역시 이날부터 주간 1·2조 각각 2시간씩 파업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양사의 생산 차질은 물론 협력업체들에까지 연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같은 날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판매 목표 대수는 각각 490만대, 296만대다. 이 가운데 올해 현대차는 국내에서 68만2000대를, 기아차는 48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판매 목표치는 생산량을 전제로 설정된다. 전제가 무너질 경우 기업 경영실적을 좌우하는 판매량도 달리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파업으로 양사는 지난해를 뛰어넘는 규모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사 노조는 올해 완성차 업계의 최대 화두인 '통상임금' 확대 수용을 요구하며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특히 한국지엠과 쌍용차가 전격 통상임금을 수용키로 하면서 관심은 국내 완성차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게 쏠렸다. 르노삼성 노사 역시 임단협 과정에서 갈등을 빚고 있지만 주요 안건은 기본급 인상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사측은 막대한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법원 판결을 지켜보겠다며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진통이 장기화될 경우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원달려 환율이 연초 설정했던 1050선이 붕괴되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터라, 생산 차질은 엎친 데 덮친 격의 대형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파업은 최근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하반기 대반전을 노렸던 기아차에 치명타를 안길 가능성이 크다. 기아차는 주력 라인업이 K시리즈의 노후화와 신차가뭄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국내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내수에서 역성장을 기록하는 부진을 겪었다. 기아차는 현재 28일 출시되는 쏘렌토 사전계약 물량으로만 5000여대를 받아 놓은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해 노조 파업 첫날 4시간의 부분 파업으로만 2106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435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기아차도 4시간의 부분 파업을 통해 1262대를 생산하지 못해 224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부분파업이 전면파업으로 본격화되고, 기간 역시 장기화될 경우다. 현재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이견이 커 진통은 한층 격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지배적 분석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87년 설립 이후 1994년과 2009년, 2010년, 2011년 등 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어김없이 파업을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15일간의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중단되면서 차량 5만190대를 만들지 못해 1조225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기아차 역시 생산차질 2만3271대, 매출손실 4135억원을 기록하는 부침을 겪어야만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국내공장 생산 비중은 40%, 기아차는 56%를 차지하는 만큼 국내공장의 생산 중단은 회사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현대차 노조의 임금협상 요구안은 임금 기본급 대비 8.16%(15만9614원) 인상, 조건 없는 정년 60세 보장, 주간 연속 2교대제 문제점 보완,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 가압류와 고소고발 취하 등이다. 최대 관건은 단연 통상임금 수용 여부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26일 전국금속노조의 정기회의에서 27일과 29일 총파업에 나설지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는 전면파업 등 파업 강도를 높이면서 회사를 한층 강하게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곱지 않는 여론은 분명 부담이다. 통상임금을 둘러싼 사생결단이 시작됐다.
 
◇현대차그룹 내 20여개 노조가 지난달 16일 현대차 양재사옥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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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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