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 대안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월 발행액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발행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간 ELS 발행액은 6조4483억원, 발행건수는 1991건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ELS 발행액이 6조원을 상회한 것은 두번째로,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월간 발행 규모가 2개월 연속 1조원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8월 발행액 규모는 시장 개설 이후 역대 2번째 규모"라며 "주요 지수가 크게 상승하지는 않았지만 조기 상환 조건에 부합해 7월에 이어 해외 지수형 ELS의 롤오버(Roll-over)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자료=동양증권, 한국예탁결제원, Dart 전자공시)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금전신탁 형태, ELS 보험상품 개발, 퇴직연금의 투자자산 등으로 ELS 관련 상품의 형태가 다변화된 것이 사상 최고치 발행 근접의 이유"라며 "지수 상승과 함께 최근 시장 상황이 ELS 외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을 정도라는 점도 고려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투자자와 판매자 모두 ELS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데다 특히 심한 경우에는 은행의 낮은 금리를 벗어나려는 투자심리를 이용해 위험성이 있는 ELS도 여과 없이 팔리고 있는 상황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특정 지수의 쏠림 현상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나 유로스톡스50지수(SX5E)에 대한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이중호 연구원은 "해외지수형 ELS는 4조9167억원 발행돼 또다시 사상최대를 기록했고, 76.3%의 비중을 차지하는 등 해외지수형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기초자산으로 활용 가능한 자산이 제한적인 측면도 있지만 HSCEI지수와 SX5E지수에 대한 쏠림이 너무 심하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SX5E지수의 경우 기존 해외지수의 대안지수로 발전된 것을 환영했지만 현재는 오히려 쏠림의 주범이 되어가는 상황으로, 기초자산의 쏠림은 자칫 ELS 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발행자나 투자자 입장에서 기존 기초자산과 다른 자산의 개발과 고려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혜 연구원은 "지수형 쏠림 현상은 지속적인 부담 요인"이라며 "신규 기초자산과 조합의 ELS 발행시도가 늘어났던 지난 7월과 달리 8월은 신규 기초자산과 조합의 발행이 이뤄지지 않고 되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ELS 시장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ELS 관련 상품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증권사의 ELS랩, 보험사의 ELS변액보험에 이어 자산운용업계도 ELS에 투자하는 간접투자상품을 내놨다.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ELS에 분산투자하는 펀드인 '삼성 ELS인덱스펀드'를 선보였다. HSCEI와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하는 13개 ELS에 투자하며, 특정 ELS 상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순차적으로 새로운 ELS를 편입해 계속 운용하는 것이다.
김지혜 연구원은 "조기 상환 확률을 높이기 위한 조건 변화 움직임이나 ELS 지수 펀드 상품 출시 등 시장 확대를 위한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펀드가 추종하는 지수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아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것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