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많은 체육기자들은 신임 창원시장이 내놓을 신축 야구장 조성 계획과 입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언론 뿐만이 아니다. 야구계 현업 종사자는 물론 전국의 야구팬이 창원시의 행보를 주시했다.
아무리 인구 100만명이 넘는 대형 지자체라고 하나 집권여당 대표 출신 인사가 광역시가 아닌 기초시의 시장에 나서는 것도 파격으로 느껴졌다.
창원시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대형이슈로 갈등이 이어지는 곳이다. '이슈메이커'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안상수 시장은 취임한 후 의도치 않은 전국적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21세기 들어 전무후무한 의회에서의 계란투척 사건의 대상이 된 안 시장은 연일 뉴스에 오르내렸다.
달걀을 맞은 안 시장 개인은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낙향(落鄕)하긴 했지만 한때 전국을 누비면서 산전수전을 겪은 정치인이다. 그렇지만 이런 일까지 있을 것으로는 전혀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달걀 투척 사건은 오랜 시간 창원의 시정을 분열과 혼돈으로 몰고간 새 야구장 입지 선정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역할을 했다. 야구장 대체 시설로 5000억원 이상 대규모 산학 인프라 투자 계획을 제시해도 반발했던 진해 정치권이 이젠 조용하다.
공개 장소에서 계란을 맞는 치욕은 유감이다. 그렇지만 덕분에 안 시장은 의회와의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시의회는 안 시장 취임 초기 "의회 협조가 없으면 시의 그 어떠한 사업도 진척될 수 없다는 것을 시장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고, 새 야구장 건립 문제도 이 프레임에 갖혀 지연된 바 있다.
창원시 새 야구장 건립 문제는 수년째 표류하고 있고, 이는 창원시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셔온 기업과 갈등을 빚는 지자체에 어느 기업이 선뜻 투자결정을 할까.
많은 창원시민과 전국의 야구팬들은 마산종합운동장에 야구장이 지어지기를 바란다. 연고 구단 NC다이노스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제 빠른 후속업무 처리만 남았다.
계란 투척 사건을 전화위복 삼아 창원시 발전에 큰 계기로 만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