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그리스가 4년간의 긴축기조를 종료하고 감세 정책을 통한 성장 전략을 새롭게 구성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성장 중심의 예산안을 공개하고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0.6%, 내년엔 2.9%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스 정부는 내년부터 75% 수준인 세금 징수율을 100%로 끌어올려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고 소득세와 에너지세는 감면해 줄 방침이다.
이런 감세 효과로 소비지출과 관광수입, 수출이 증가하면 6년째 이어지던 경기 침체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국가채무도 올해 GDP의 175% 수준에서 168%로 낮아질 전망이라 이전보다 성장 정책을 시행할만한 여유를 얻었다. 현재 27%에 육박하는 실업률도 내년이면 22.5%로 내려갈 것이란 예상 또한 희망적이다.
그리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트로이카' 채권단이 공급하는 구제금융을 올해 말에 졸업할 계획이다. 트로이카가 설정한 기한보다 2년 정도 빠른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가 계획 대로 성장 정책에 집중하려면 몇 가지 난관을 거쳐야 하는데, 우선 트로이카 실사단이 시행하는 재정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여기서 긴축이 더 진행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면 그리스 정부는 마음대로 성장 정책을 펼칠 수 없게 된다.
EU 당국자들의 승인도 필요하다. 유럽 내 지분이 가장 큰 독일이 긴축기조를 강조하고 있어, 그리스 정부는 독일의 반대를 뚫어야 긴축 대신 성장을 택할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야당의 반대도 내년 예산안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다. 그리스 야당인 시리자는 국민투표로 긴축정책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거나 트로이카와 재협상을 하자며 현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 또 시리자는 그리스 경기 침체의 책임을 정부에 돌리고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1일 신임투표를 하겠다고 맞대응했다. 오는 10일에 열리는 이 투표에서 의회의 과반이 현 정부에 찬성 표를 던져야 사마라스 정부와 그의 예산안이 살아남을 수 있다.
라만 무즈타바 유라시아 그룹 디렉터는 "트로이카가 구조개혁을 늦출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현 정부의 사정을 감안해 일정 부분 수용할 것"이라며 "야당이 주도하는 정국이 시장에 혼란을 끼칠 수 있어 여당 지지표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