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허리띠 풀고 점프 준비..감세·세제혜택 도입

트로이카 채권단·연립정부 신임투표..성장 정책에 걸림돌

입력 : 2014-10-07 오후 2:55:11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그리스가 4년간의 긴축기조를 종료하고 감세 정책을 통한 성장 전략을 새롭게 구성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성장 중심의 예산안을 공개하고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0.6%, 내년엔 2.9%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스 정부는 내년부터 75% 수준인 세금 징수율을 100%로 끌어올려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고 소득세와 에너지세는 감면해 줄 방침이다.
 
이런 감세 효과로 소비지출과 관광수입, 수출이 증가하면 6년째 이어지던 경기 침체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국가채무도 올해 GDP의 175% 수준에서 168%로 낮아질 전망이라 이전보다 성장 정책을 시행할만한 여유를 얻었다. 현재 27%에 육박하는 실업률도 내년이면 22.5%로 내려갈 것이란 예상 또한 희망적이다. 
 
(사진=로이터통신)
 
그리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트로이카' 채권단이 공급하는 구제금융을 올해 말에 졸업할 계획이다. 트로이카가 설정한 기한보다 2년 정도 빠른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가 계획 대로 성장 정책에 집중하려면 몇 가지 난관을 거쳐야 하는데, 우선 트로이카 실사단이 시행하는 재정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여기서 긴축이 더 진행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면 그리스 정부는 마음대로 성장 정책을 펼칠 수 없게 된다.
 
EU 당국자들의 승인도 필요하다. 유럽 내 지분이 가장 큰 독일이 긴축기조를 강조하고 있어, 그리스 정부는 독일의 반대를 뚫어야 긴축 대신 성장을 택할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야당의 반대도 내년 예산안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다. 그리스 야당인 시리자는 국민투표로 긴축정책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거나 트로이카와 재협상을 하자며 현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 또 시리자는 그리스 경기 침체의 책임을 정부에 돌리고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1일 신임투표를 하겠다고 맞대응했다. 오는 10일에 열리는 이 투표에서 의회의 과반이 현 정부에 찬성 표를 던져야 사마라스 정부와 그의 예산안이 살아남을 수 있다. 
 
라만 무즈타바 유라시아 그룹 디렉터는 "트로이카가 구조개혁을 늦출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현 정부의 사정을 감안해 일정 부분 수용할 것"이라며 "야당이 주도하는 정국이 시장에 혼란을 끼칠 수 있어 여당 지지표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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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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