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전차군단의 또 다른 축인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 전망도 극히 불투명해졌다. 원화 강세에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등으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8일 금융정보제공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기아차(000270) 역시 지난해 3분기보다 10%가량 감소한 6000억원대로 예상됐다.
현대·기아차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는 단연 환율이 첫손에 꼽힌다. 원화 강세가 장기화되면서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의는 올해 경영계획 수립시 연간 평균 원-달러 환율을 1050원선으로 설정한 바 있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27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7.6% 떨어졌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려갈 때마다 420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는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3분기 국내공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38만8007대(내수 15만5572대·수출 23만2435대)를 판매한 반면, 해외공장에서는 4.8% 증가한 74만674대를 기록해 총 판매는 1.9% 증가한 112만8681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국내공장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39만789대(내수 11만6913대·수출 27만3876대)였다. 해외공장 판매는 10.6% 증가한 32만1097대를 기록해 총 판매는 13% 증가한 71만1886대였다. 기아차 사정이 형님인 현대차보다 다소 낫다.
문제는 현대·기아차 모두 수출 비중이 높다 보니 환율 영향에 따른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엔저 효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공략으로 수출 전선도 암울해졌다.
국내공장 생산 역시 장담할 수 없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은 3분기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3분기 총 40시간의 파업(잔업·특근 제외)으로 1만6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금액으로는 3300여억원 수준이다. 기아차는 현재까지 임금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상태이며, 3분기에만 1만600여대의 생산차질과 180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생산 비중은 각각 35%, 55% 가량으로 국내공장 가동률이 하락될 경우 해외 판매 실적 부진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최근 한전 부지 고가 매입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시장의 시선은 극히 냉랭해졌다. 여기에다 양사 노조가 이를 명분 삼아 임금협상에 활용하는 등 악재의 연속에 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부지 매입 우려와 기대 이하의 쏘나타 판매량, 환율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이라며 "4분기 쏘렌토, 아슬란(AG) 등의 신차 판매 확대에 주목하고 한전부지 매입 이후 배당확대, 설비투자 등이 구체화된다면 실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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