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삼성전자와 백혈병 피해보상 문제를 논의 중인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가 함께 협상에 참여했던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을 비판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가족대책위는 17일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의 입장'이라는 호소문을 통해 "반올림은 피해자 가족대책위와 가족대책위가 제안한 조정위원회를 일방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족대책위는 "1년 반 동안 진행해도 논의조차 되지 못한 교섭은 굴러가지 못하는 수레였다"며 "가족대책위는 이 수레를 고치자는 의미에서 조정위원회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가족대책위와 삼성전자는 협상을 중재할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정위원장으로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촉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협상을 주도해오던 반올림이 내부 이견으로 가족대책위와 분리됐고, 이후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조정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반올림은 여전히 조정위원회 구성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가족대책위는 "조정위원회는 협상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조정의 권한만을 갖는다"며 "삼성이 면피하거나 피해 가족들이 힘의 논리로 강제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올림측이 주장에 반박했다.
앞서 반올림 측은 지난 15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즉각 조정위원회 구성을 중단하고 올바른 교섭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올림 교섭단 대표인 고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는 "조정위원회는 반올림 모르게 가족대책위와 삼성이 일방적으로 구성한 것"이라며 "반올림과 뜻을 달리하는 일부 피해가족들의 제안을 빌미로 조정위원회 설치를 강행하는 것은 약속을 파기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반올림 측은 지난 15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