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블로거를 통한 기업들의 바이럴마케팅을 처음으로 제재하고 나섰다.
3일 공정위는 파워블로거 등에 대가를 주고 광고글을 작성토록 한 뒤 체험수기인 것처럼 소비자를 속인 오비맥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카페베네, 씨티오커뮤니케이션 등 4개 사업자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3억9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업체별 부과 과징금은 ▲오비맥주(1억800만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9400만원) ▲카페베네(9400만원) ▲씨티오커뮤니케이션(1300만원) 등의 순이다.
공정위 '추천보증 심사지침'에 따르면,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추천보증을 한 자가 대가로 현금, 물품 등을 받은 경우 이를 구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저는 위 00 상품을 추천(보증, 소개, 홍보 등)하면서 ㅇㅇ사로부터 경제적 대가(현금, 상품권, 수수료, 포인트, 무료제품 등)를 받았음" 등의 문구를 게시글 최상단이나 최하단에 굵은글씨로 기재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를 위반한 광고주 등에 관련 매출액의 2% 수준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법성의 정도에 따라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이번 4사에 대한 제재는 과징금 부과 선에서 결정됐다. 그러나 블로그 광고로 인한 관련 매출액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 액수는 정액과징금 방식으로 산정됐다.
김호태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관련 매출액 산정이 안 되면 정액과징금을 산정한 뒤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최종 과징금을 결정한다"며 "위반행위의 중대성과 업체의 과거 위반 횟수, 조사 과정에서 협조 정도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그러나 블로거 개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시정조치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개인이 광고를 게재해주겠다며 광고주에 먼저 접근한 것이 아닌데다 대가도 건당 소액에 불과해 사업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바이럴마케팅에 참여한 블로거들은 총 54명에 이른다. 이들은 광고대가로 게시글 한 건당 최소 2000원에서 최대 1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부당 바이럴마케팅에 대한 제재는 공정위가 지난해 하반기 30개 업체에 대해 벌인 실태조사 뒤 거의 1년만에 나온 제재조치다. 올해 상반기까지 제재를 마치겠다는 당초의 계획보다 5개월이나 늦다.
공정위는 이번 4개 업체 외 추가 제재사실이 밝혀지면 연이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김호태 과장은 "작년 말 30개 사업자에 대해 실태조사를 했고, 그 중에 1차적으로 확인된 사업자 4곳에 먼저 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2~3차 조치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