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지난 10월20일~11월7일까지 3주간 열렸던 제19차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서 총 74건의 결의 및 결정이 제·개정되고 7건의 기존 결의가 폐지됐다. 결의·결정은 구속성은 없지만 법 체계상 국가의 법령에 해당한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이번 전권회의에 총 171개국 250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으며, ITU 운영 효율화부터 ICT를 통한 정보사회 실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고 11일 밝혔다.
우선 회원국과 사무국간 양보와 이해를 통해 향후 4년간의 ITU의 전략계획과 재정계획이 승인됐으며, 한국 정부가 제안하고 14개국이 공동 발의한 '커넥트 2020' 결의가 채택돼 앞으로 모든 ICT 이해관계자들에게 성장·포용성·지속성·혁신 및 협력의 4가지 목표 달성을 촉구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번 전권회의에서는 ITU 논의 활동의 투명성과 신뢰도 제고를 위한 회의문서 확대·개방 관련 문서접근성 정책 논의가 진행됐다. 공개 수준에 대한 회원국 간 이견이 있었지만 최초 제안 및 최종 승인 문서는 공개하기로 합의돼 2015년부터는 누구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정보보호 분야에서의 ITU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논의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입장이 대립되며 차기 전권회의로 미뤄졌다. 선진국은 ITU를 기술(표준화)과 개발(개도국 지원)을 위한 기구로 한정하고자 했으며 개도국은 ICT 활용에 따른 사이버 범죄와 프라이버시 등 부작용 해결까지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계기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국제인터넷 공공정책, 온라인아동보호 이사회작업반에 참여할 수 있게 돼 ITU와 다른 기구와의 협력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CT 발전 촉진과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한 논의도 이번 전권회의에서 전개됐다.
먼저 ICT와 타 산업과의 융합을 강조하는 ICT 애플리케이션 신규 결의와 미래 초연결 세상에 대비하기 위해 IoT 활성화 노력을 촉구하는 신규 결의가 한국 주도로 채택됐다.
또 지난 3월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 실종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항공기 운항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내년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으며, 에볼라 확산 방지를 위한 ICT 활용 결의도 채택됐다.
아울러 회원국이 아닌 옵저버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지위(투표권을 제외한 회원국 권한 부여 및 주파수 관리 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간 협의를 통해 기존 옵저버 지위보다 확대된 권한을 팔레스타인에 부여하고, 디지털 전환 관련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전권회의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의제가 많았지만 많은 국가들의 양보와 협력 속에 단 한번의 표결도 없이 완벽한 컨센서스를 이뤄냈다"며 "전권회의 개최를 통해 격상된 한국의 위상과 ICT 외교력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노력과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