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최근 고급 패션 브랜드가 전통적인 메인채널로 통하던 백화점을 떠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탈(脫)백화점'을 선언하는 브랜드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론칭 이후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줄곧 백화점 채널만을 고집하던 브랜드들 조차도 아웃렛이나 온라인 쪽으로 과감하게 채널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수료가 비싼 백화점을 버리고 수익성이 좋은 저가채널 쪽으로 가는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F(093050)는 이번 겨울시즌을 끝으로 8년차 여성복 브랜드 '모그(MOGG)'를 백화점 매장에서 철수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장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 상반기부터 백화점 매장을 모두 접을거라는 얘기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다.
◇LF는 고급여성복 브랜드 모그의 백화점 영업 중단에 대해 검토 중인 상태다.(사진=lf몰 홈페이지 캡쳐)
모그는 한때 백화점 여성복 매출 탑3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하기도 했지만 최근 몇년 새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때문에 수익성 제고를 위해 온라인 등으로 유통채널을 아예 돌리는 방안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LF 측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며 섣불리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답했다.
LF 관계자는 "논의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바바패션도 더 틸버리, 린의 케이엘도 백화점 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재편하는가 하면 아웃렛 매장 입점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가을 개편 시기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당수 매장을 정리한 브랜드도 적지 않은 상황. 이들중에는 향후 매출부진이 더욱 심화될 경우, 아예 백화점 영업을 전면 중단하는 안 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업체들의 움직임은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비싼 수수료를 지불해가면서까지 굳이 백화점 매장을 사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때문이다. 그보다는 수익성 제고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백화점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고 이전처럼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는 것도 그렇다고 수익성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인기 있는 동대문 브랜드나 인기 온라인몰에 입점을 먼저 요청하고 있지만 거잘당하는 경우도 빈번할 정도로 백화점 영업상황이 좋지 못하다"며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백화점 채널만을 고집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수익이 마이너스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백화점 매장을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가 대다수 일 것"이라며 "이들 중 상당수는 백화점에서 방을 빼는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